[아시아라운드업 10/24] 미얀마 군정 ‘외교적 고립’ 가속화

1. ‘공동부유’ 중국, 부동산세 도입 본격화
– 중국이 주택 보유자에게 물리는 세금인 ‘부동산세'(房地産稅) 도입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 2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일부 지역의 부동산세 개혁업무에 관한 결정’을 의결. 전인대는 정부 조직인 국무원에 세부 규정 마련 및 시행권을 위임하면서 국무원이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시범 지역을 선정하라고 요구.
– 부동산세 시행 방법(규정)은 국무원의 공포 날로부터 5년간 유효하며 그 이후 부동산세 적용 기간이나 적용 도시를 조정하려면 전인대의 승인을 얻어야 함. 전인대는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부동산세 입법 및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주택의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고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음.
– 전인대의 이번 결정으로 중국에서 주택 보유세가 도입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 중국에는 주택을 사고팔 때 물리는 거래세가 일부 있지만 한국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에 해당하는 보유세는 사실상 없어 고가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들에게 유리.
– 중국에서 주택 보유세 도입 얘기가 나온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세금 계산·징수에 대한 이견 등으로 아직 전면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했음. 중국의 주택 보유세 도입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지난 8월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열고 분배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공동 부유 국정 기조를 전면화하면서부터 예고.
– 하지만 중국의 경기가 급랭 중인데다 헝다(恒大) 사태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커진 가운데 당내에서조차 부동산세 도입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국무원이 부동산세 시범 도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음.

2. “일본 육상자위대, 30년만에 전국단위 대규모 군사 훈련”
– 동북아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육상자위대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단위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고 CNN이 23일 보도. 일본은 9월 중순부터 육상자위대 소속 병력 10만 명과 차량 2만 대, 전투기 120대 등을 동원, 전국에서 작전 준비태세 점검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음.
– 요코다 노리코 육상자위대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작전 수행 능률과 저지력, 대응력 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말했음. CNN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육상자위대 관계자가 일본 주변의 안보 환경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음. 이번주 초 북한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동해상에 시험 발사했고 중국은 대만의 항공 방위식별구역에 전투기를 보내는 등 압박을 높이는 상황.
– 육상자위대 병력은 9월에 훈련장에 도착한 이후 수주일간 병참 시설과 사령부 등을 설치. 모든 시설은 위장막으로 엄폐됐으며 일부 시설은 지하에도 지어졌음. 육상자위대는 훈련이 특정 적대 국가나 지역을 염두에 두고 실시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음. 그러나 CNN은 훈련장의 지형 등은 센카쿠 열도 등 일본의 남쪽 해안지역과 비슷하다고 지적. 센카구 열도는 동중국해의 무인도로, 일본이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댜오위다오’라 부르며 영토권을 주장하고 있음.

지난 6월 23일 모스크바 국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 <사진=AP/연합뉴스>

3. 미얀마 군정 ‘외교적 고립’ 가속화
–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오는 26~28일 개최하는 정상회의에 군정 수장을 배제하기로 한 결정을 계기로 미얀마 군사정권의 외교적 ‘고립’이 가속화. 쿠데타 직후 서방의 제재에도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배경이 됐던 ‘소수의 친구’ 외교 전략에 구멍이 생기면서 국제사회 인정을 노리고 있는 군정에 잇따라 타격이 가해진 모양새.
– ‘소수의 친구’는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과 미얀마가 속한 아세안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 1962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군부 지도자들이 실제로 효과를 봐 온 외교 노선이기도 했음. 초기에는 이 전략대로 상황이 흘러갔음. 또한 아세안 회원국 중 태국과 필리핀은 쿠데타를 ‘내정’으로 지칭하며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음.
– 그러나 미얀마 군정이 사태를 조기에 장악하지 못하면서 사망자가 늘고 무장 투쟁이 확산하는 등 정정 불안이 계속되면서, 미얀마 군부 ‘뒷배’라는 평가를 받아 온 중국의 행보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군부 태도에 불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양곤 타가웅 정치학 연구소의 예 묘 헤인 소장)는 분석도 나왔음.
– 군부는 장기집권 계획에 따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해산을 목표로 했지만, 중국이 지난달 공산당 행사에 NLD를 초청하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 중국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군부가 교체하려던 초 모 툰 주유엔 대사에 대해 미국과 막후 외교 협상을 통해 유임을 사실상 ‘인정’. 이후에도 군정에 대한 외교적 타격이 이어졌음.
– 유럽연합(EU) 의회는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미얀마의 합법적인 대표로 인정하기로 결정. 군정에 대한 가장 큰 타격은 ‘소수 친구’ 중 하나인 아세안의 정상회의 배제 결정. 4월 정상회의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5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나온 이 결정은 기존 ‘내정 불간섭’ 원칙 및 만장일치 관행을 벗어난 초유의 일.

4. 탈레반 정권 지속가능성에 국제사회 ‘경고음’
–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재집권한 탈레반 정부가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울거라는 경고음이 국제사회에서 나오고 있음.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지난 8월 15일 정권을 잡은 뒤 두 달이 지났으나 통치 인력·자금·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특히,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잇따라 아프간 곳곳에서 대형 테러를 저지르며 민심을 동요.
– 페리 올슨 프리드 스웨덴 개발장관은 “아프간은 붕괴 직전에 있고, 붕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전날 말했음. 그는 아프간의 경제 상황 악화가 테러 집단이 번성할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음. 그러나 스웨덴이 탈레반 정부를 통해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고 아프간 시민단체를 통해 인도적 지원을 늘리려 한다고 덧붙였음.
– 국제사회에서 탈레반을 옹호하고 나선 파키스탄은 아프간이 붕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국제적 고립이 아니라 국제적 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 파와드 차우드리 파키스탄 정보·방송부 장관은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으려면 탈레반 정부와 협력하고 동결한 아프간 정부 자산을 풀어주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촉구.
– 탈레반 재집권 후 미국 등에 예치된 90억 달러(10조4천억원) 상당의 아프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동결됐고, 달러 송금도 막혔음. 그 결과 아프간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 국제기구들의 원조도 줄줄이 중단되면서, 수도 카불 주민 등은 생필품 구매를 위해 가재도구를 내다 파는 상황. 유엔개발계획(UNDP)은 “아프간의 빈곤율이 2022년 중반까지 9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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