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사합시다···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미지 강남구청

일산 우리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마다 “서로 인사합시다”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수시로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에서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런데 간혹 모르는 주민과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짧은 시간이지만 민망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누구를 만나든 먼저 인사를 건넨다. 나이 팔순 지났다고 망설일 이유가 없다. 그러면 마음도 편하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런데 사람들이 인사에 상당히 인색한 것 같다. 무슨 까닭일까?

우리 마음이 닫혀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인사를 잘 한다는 것은 마음이 열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인사란 배려심과 열린 마음의 결과다. 인사에는 사람 마음을 여는 힘이 있다.

어느 마을에 이웃한 두 집이 있었다. 한 집은 넓은 초원에 많은 염소를 키우고 있었다. 옆집에는 사냥꾼이 살았는데, 아주 사나운 개를 키우고 있었다. 이 사냥개는 종종 집 울타리를 넘어 염소를 공격하기도 했다.

염소 주인은 사냥꾼에게 개들을 우리에 가둬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사냥꾼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오히려 속으로 화를 내며 ‘내가 우리 집 마당에서 개를 키우는데, 무슨 상관이야’ 했다. 며칠 후 사냥꾼의 개는 또 농장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염소 몇 마리를 물어 죽였다.

화가 난 염소 주인은 더는 참지 못하고 마을의 치안판사에게 달려갔다. 염소 주인의 사연을 들은 판사는 “사냥꾼을 처벌할 수도 있고, 또 사냥꾼에게 개를 가두도록 명령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당신은 친구를 잃고 적을 한명 얻게 될 겁니다. 적과 이웃이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이웃과 친구가 되고 싶으신가요?”

염소 주인은 “당연히 이웃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잘됐군요. 한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그렇게 해보시지요. 그럼 당신의 염소도 안전하고, 좋은 친구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집에 온 그는 가장 예쁜 새끼 염소 3마리를 골라 이웃집을 찾았다. 그리고 그 사냥꾼의 어린 세 아들에게 염소를 선물했다. 사냥꾼의 세 아들은 염소를 보자마자 푹 빠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사냥꾼 마음도 행복했다.

개가 염소를 물어서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 사냥꾼은 개를 큰 우리에 가뒀다. 염소 주인도 그제야 안심을 했다. 사냥꾼은 염소 주인의 친절함에 보답하려고 사냥한 것들을 그와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내미는 손이 아름답다. 먼저 마음을 여는 사람이 행복을 얻는다. 이런 손해는 결코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첫째,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싸우려 들지 않는다. 내가 옳다고 생각할 때는 누가 옳은지 그른지 논쟁하기보다는 상대방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논쟁과 불화를 수습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

셋째,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가 무슨 생각과 고민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럴 때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넷째, 악연이야말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서 본능적으로 나의 악연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나와 천생연분이라고 바꿔 악연과 친하게 지내 그 관계를 선연(善緣)으로 바꿔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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