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앙②] 청정에너지 기술과 탄소중립
# 에너지 분야 전체 탄소배출의 1/4 이상 차지
[아시아엔=최영진 <아시아엔> 편집위원, 도시농림기상기술개발사업단 단장 역임] 전기는 깨끗한 에너지라고 생각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27%를 차지한다. 탄소가 이렇게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화석연료가 풍부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 기술이 청정에너지 기술보다 싸기 때문에 기술혁신을 통한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시장에서 선택되기 어렵다.
청정에너지 기술은 어떤 것이고, 기술전환을 위한 비용이 얼마나 들까? 미래에 제로탄소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그것은 안전하고 저렴해야 한다. 20세기 후반 전기량의 70%를 화석연료가 감당하고 있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생산했던 전기량의 60배에 가까운 수치다. 현재, 유럽 전력의 90~95% 정도를 탈탄소화 하려면, 평균 전기료가 20% 정도 상승한다.
청정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원자력 발전, 그리고 배터리 기술은 어떤 경로로 발전하게 될까? 고객과 투자자 및 정책 결정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MIT연구진은 2018년 미국에서 탄소제로를 달성하는 1000개 정도의 시나리오를 분석했다고 한다.
# 제조업과 그 밖의 분야는?
제조업 분야는 510억톤의 31%를 차지한다. 가장 중요한 자재들은 강철, 콘크리트, 플라스틱이다. 우리는 이런 자재들을 포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구 및 경제력 증가에 비례해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기후를 더 이상 해치지 않으면서 이런 자재들을 계속 생산할 수 있을까?
1톤의 강철을 만들 때마다 1.8톤의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1톤의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1톤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제조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혹은 화학반응 때문이다. 청정에너지로 바꾼다 해도 화학반응 과정의 배출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탄소포집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그 밖에 인류의 먹거리 생산을 위한 사육과 재배, 이동을 위한 교통과 운송, 그리고 냉난방에서 나머지 42%가 발생한다. 이 부분은 선진국과 후진국, 그리고 빈부 격차가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기술혁신과 더불어 기본적인 행복추구 기회를 빼앗지 않는 대중적 합의와 정책이 필요하다.
# 선진국주도 경제 벗어날 수 없어
불가능해 보이는 이 길을 가기 위해 선진국들은 이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 탄소중립은 가야만 하는 길로 여겨진다. 어쩌면, 모든 산업 및 개개인의 경제 기반을 흔드는 것일 수 있다. 이것은 개개인이 무더위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희생시키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선진국은 이런 사태를 만든 책임 논쟁에 멈춰 서지 않고, 탄소중립 정책과 기술혁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연구개발 능력이 탁월한 선진국들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계속할 것이고, 개발된 그린테크를 후진국에 수출할 것이다. 탄소 국경세는 이런 흐름을 유도한다. 따라가기 바쁜 것이 후진국의 피할 수 없는 길인가?
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그 복잡한 현실을 차분히 이야기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