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남 합참의장 잠든 곳은? 장군묘역·사병묘역 아닌 일반묘역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27대 육군참모총장, 31대 합참의장을 지낸 윤용남 예비역 대장이 8일 대전국립현충원에 묻혔다. 장군 출신인 그가 잠든 곳은 장군묘역이 아닌 일반묘역이다. 장군묘역을 따로 두지 않는다는 새로운 입법에 의해서였다. 육군장이어서 참모총장도 임석하고 군악대와 의장대도 갖추었다.
베트남전쟁의 영웅 채명신 장군은 장군묘역을 마다하고 사병묘역에 묻혔다. 고인의 각별한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위치가 현충원의 정면에 위치하여 바로 알아볼 수 있고 생사를 같이 한 전우와 영원히 함께 한다는 뜻이었기에 오히려 빛났다.
한국에서 국립묘지는 이승만 대통령의 특지(特旨)에 의하여 1955년 조성되었다. 휴전이 된 후 제일 먼저 한 일이었다. 노산 이은상이 현충원 제단에 바친 헌시가 빛난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함께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당시 청계산 전쟁지휘소도 같이 만들어졌는데 미군 공병대가 투입되어 원자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
미국인들에게 국립묘지는 지성소(至聖所)다. 한국전 참전비는 따로 조성되어 있다. 거기 가보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타국에서 희생한 영령들에 대한 추모와 감사의 정이 저절로 솟아난다. 영국, 프랑스에서 무명용사의 비는 나라를 상징한다, 저절로 선진국의 품위가 드러난다.
윤용남 예비역대장의 일반묘역 안장을 보는 현직 장군들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장군묘역을 따로 두지 않는다는 입법예고는 있었지만, 대부분 예비역 장군이 모르는 가운데 통과되었다. 청와대서 이것을 추진한 장성급 군인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현역 장군도 언젠가는 닥칠 일인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국립현충원에 장군묘역을 따로 둘 이유나 필요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본다. 채명신 장군처럼 사병묘역에 옛 전우들과 함께 누워있는 것도 본받을 일이다. 또 일반묘역의 국가유공자 곁에 눕는 것 또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군인 특히 장군의 권위를 애써 지우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면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지적해 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