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1호 정착 장윤원을 아십니까?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출판 축하모임

[아시아엔=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국장.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편찬위원] 한 사람이 고국의 보호를 박차고 해외로 나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인도네시아에 온 한국사람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왜, 어떻게 인도네시아에 오셨나요?”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한인 역사는 양국 경제와 외교환경과 궤를 같이 하는 만큼 이 책은 한인과 한인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성공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사진 연합뉴스>

2020년 기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인기업은 2000여 개, 현지인 100만여명을 고용하며, 인도네시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배경, 한국기업의 성공사례, 한국기업이 파산한 이유 등을 현지 한인들이 이 책을 통해 답한다. 또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한인의 삶을 시작한 인물과 계기 그리고 일제 식민시기에 온 한인과 대한민국 건국 후 인도네시아에 건너온 한인과의 연결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1920년 9월 20일, 장윤원 선생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해 ‘1호 한국인’(조선인)이 되고 후일 인도네시아로 오는 한국인들의 안내자이자 후견인이 된다.

인도네시아 이민 1호 장윤원(오른쪽) 선생 가족

그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에 있는 은행에서 일하며 해외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다가 일본경찰에 발각되자, 중국을 거쳐 인도네시아로 망명했다. 1942년, 조선 청년들은 일본 군속과 위안부로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인도네시아로 보내졌다. 1960년대 한국인들은 비동맹외교와 경제활동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갔다. 장윤원 선생의 자녀들과 일본 군속으로 왔다가 잔류한 사람들은 1960년대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을 안내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발판을 마련해준 우방국으로서 인도네시아를 확인할 수 있다. 1968년 코데코(Kodeco, 한국남방개발)의 원목 개발은 ‘제1호 한국 해외투자사업’이고, 1973년 대상(당시 미원)의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건설은 ‘한국 최초 해외생산플랜트 수출’이다. 1981년 서마두라유전 공동개발은 ‘한국 최초 해외유전개발 사업’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가 만든 고등훈련기 T-50과 잠수함을 가장 먼저 사준 나라이기도 하다.

511쪽 분량의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장기간 거주해온 한인들이 직접 써서 그들의 경험과 통찰이 잘 녹아 있다. 경제·외교·사회환경 등 수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한국인들을 인도네시아로 이끌기도 하고 떠나게도 한다.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쓸 다음 100년사에 이 책이 작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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