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손, ‘신의 아이들’ 품다
[방글라데시] 마리아, 라비, 졸리, 파진, 브리스티. 이 다섯 명의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진 채 유아원에서 두 여선생님에게 특별 보호를 받고 있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다만 방글라데시 탄가일(Tangail)시 사창가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만 알고 있을 뿐이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북서쪽으로 약 86km 떨어진 탄가일 지역의 한?NGO가 운영하는 유아원에는 35명의 여자 아이와 25명의 남자 아이 등 모두 60명의?어린이들이 보호를 받고 받고 있다.
NGO 단체인 사회봉사협회(SSS, Society for Social Service)는 방글라데시에서 두 번째로 큰 사창가에서 매매춘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 이른바 ‘신의 아이들’을 10년 이상 돌봐왔다.
“우리의 목표는 이곳 칸다파라(Kandapara)에 있는?성매매 종사자들의 재활을 돕고, 새로운 성매매?종사자가 생겨나는 것을 막으며,?종사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딸들을 이 직업에 끌어들이지 못하도록 해 저주스러운 성매매를 뿌리 뽑는 것”이라고 이 협회 압둘 하미드 부이얀(Abdul Hamid Bhuiyan) 사무국장은 말한다.
그러나 얼마간의 노력 뒤 협회는 지역 정치인들을 포함한?이 지역 행정조직, 그리고?유력인사들이 쌓아놓은 벽을 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 수 있었다.
한달에 약 7500 달러나 되는 거금이 900여명의 여성을 고용하고 있는 칸다파라 사창가 대리인들을 통해 이 지역 유력인사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렇게 큰수익이 걸려 있다보니, 이곳의 권력자들은 불쌍한 여인들의 희생을 대가로 섹스산업을 후원하고 있다.
협회는 융자와 쉼터를 제공하면서 사창가의 나이든 여성들을 대상으로?재활을 시도해 봤지만 허사였다.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그 여성들의 수입 일부를 착취하며 살아온 인간들이 그녀들을 뒤쫓아와 갱생을 방해했다.
협회는 또 악덕 대부업자들로부터 사창가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그들은 병이나 임신으로 성매매를 하지 못할 경우 생계유지를 위한 돈이 필요한 것이다.
협회는 전략을 바꾸어 이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을 보호해주기로 했다. 특히 이곳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들이 커서 엄마의 치욕스러운 직업을 물려 받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한다.
“우리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낳은?3.5~5세 사이 아이들을 돌보며 취학전 교육을 시키고 있다.?10대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하고 교육을 시키며 기술을 가르쳐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고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라티프 미아(Latif Mia)씨가 말했다.
오전 9시~오후 4시30분까지?2명의 여교사가 교대로 아이들에게 청결과 위생, 알파벳과 그림, 노래 등 기초학습을 가르친다.
초등반을 가르치는 미르자 라페자 카툰(Mirza Rafeza Khatun)씨는 “아이들이 나를 선생이라기 보다는 엄마로 생각하며 따르고 있다.?게임이나 노래 등을 가르치는 것 말고도?아이들의 손톱을 깎아주고 엄마가 하듯 밥을 먹인다. 많은 아이들이?직접 손으로 먹여 주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이곳 아이들은 보통 가정의 아이들보다 더 감수성이 풍부하며 활발하다”고 했다.
엄마들이 낮에도 성매매에 나설 때 아이들은 근처 학교에서 보호를 받는다. 라페즈 카툰씨는 “아이들은 게임이나 놀이를 즐기느라 바쁘다.?밥먹은 뒤 한시간 정도?낮잠도 즐긴다”며 미소를 지었다.?이어 “협회는 아이들이 큰 병에 걸렸을 경우 무료로 치료해주는데 약값은 엄마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학전 교육이 끝나면 일부 아이들은 이 지역에서 협회가 운영하는 정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또 몇몇은 엄마의 뜻에 따라 종교학교에 가기도 하며, 다른 아이들은 멀리 떨어진 지역에있는 쉼터학교에서 재활교육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봉사협회(SSS)는 아이들이?불행에서?벗어나 기본교육을 받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활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압둘 하미드 비야씨는 “우리는 내버려두면 잊혀지고 범죄에 휩쓸릴지도 모를?아이들을 사회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에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계속되는 악순환을 어느 정도 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번역 선재훈 기자 sword@theasian.asia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www.theasian.asia/?p=15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