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6월의 나무에게’ 프란츠 카프카

추억은 항상 아름다울까. 향기롭던 추억이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쓰면 구슬픈 추억이 되기도 한다. 아픈 추억은 잊고 싶고 행복한 추억은 내내 기억하고 싶다. ‘인생 편집력’의 기본은 나쁜 일을 줄이고 좋은 일은 늘리는 것. 부정적인 과거는 털어내고 꿈의 설계도에 현재를 다 걸어라. <글 사진=김용길>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음을

고단한 계절을
건너 와서
산들거리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씻고

이제 발등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대도 어엿한
그늘을 갖게 되었다

산도 제 모습을 갖추고
둥지 틀고 나뭇가지를
나는 새들이며
습윤한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는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저녁이 와도
별빛 머물다가
이파리마다 이슬을 내려놓으니
한창으로 푸름을
지켜 낸 청명은

아침이 오면
햇살 기다려
깃을 펴고
마중 길에 든다

나무여,
푸른 6월의 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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