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민들레’ 류시화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