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장미를 위하여’ 홍수희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가시 떨어져간 장미를 상상해보라 <사진 서울시>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동그라미 탁자 위
유리꽃병 속에서도
모진바람 불어

지난담벼락 밑에서도
너의 모습 변함없이
두 눈이 시리도록
매혹적인 것은         

언제든 가시를
곧추 세우고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아니라고 말할
의지가 있기 때문       

꽃잎은 더없이 부드러워도
그 향기는 봄눈처럼
황홀하여도
가시가 있어서
장미는 장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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