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으로 저비용항공 노선 중단에 희망휴직까지···”일본 불매운동 때가 되레 나아”

한산하기만 한 저비용항공사 탑승 카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노선 물론 동남아·제주까지 항공수요 급감

[아시아엔=편집국]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중국발 신종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과 인천에서 출발하는 9개 중국 노선 가운데 8개 노선의 운항을 이미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그나마 1개 남은 부산∼칭다오 노선도 매일 운항에서 주 4회로 감축했으며 향후 사태 추이를 살펴 운항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문제는 중국 노선 차질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중국노선 중단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 여파가 동남아와 제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인이 많거나 신종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국가 등으로의 여행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제주노선 국내선 항공권을 3천원대에 판매하기도 했다. 동남아 노선도 슬롯 확보를 위해 항공기를 띄우고 있지만, 여행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탑승률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지난해 7월 일본의 경제 제재에 따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대 수익 노선인 일본노선이 크게 위축됐다. 이후 중국 노선을 대체 노선으로 삼아 반등의 기회를 노렸으나 연이어 터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전혀 없다”며 “그저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고 여행수요가 되살아나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비용항공사를 비롯한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기 휴직이나 무급 휴직을 신청받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이 희망 휴직을 받고 있으며, 제주항공도 최대 1개월까지 휴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스타항공은 15일에서 최대 3개월의 무급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도 국내 항공사들의 위기 상황에 엄중함을 느끼고 10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중국 운수권 유예조치, 이착륙료 및 주 기장료 감면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항공사 대표들을 만나기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갈지가 가장 관건”이라며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채 회복하기도 전에 중국 사태를 맞으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이 설상가상으로 최악의 경영 환경에 놓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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