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집트에 천연가스 수출 시작···“계약 규모 22조원”
[아시아엔=편집국] 이스라엘이 1월 15일(현지시간)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이집트투데이> 등 이집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집트 석유부와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이날 천연가스 수출입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양국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할 중요한 발전”이라며 “이스라엘은 이집트 내 가스액화공장을 거쳐 유럽에 천연가스를 보내고 이집트는 지역의 ‘가스허브’로서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중해 연안 타미르 가스전과 레비아단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 중 일부를 이집트에 수출한다. 타미르 가스전에서는 2013년 가스생산이 시작됐으며, 레비아단 가스전은 작년 12월 31일부터 생산에 나섰다. 특히 레비아단 가스전은 이스라엘 연안의 최대 규모 가스전으로 5350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2018년 2월 이스라엘 에너지기업 ‘델렉그룹’은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10년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에너지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최신 천연가스 계약규모가 195억달러(약 22조5천억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과거 천연가스 생산을 많이 하며 이스라엘에도 가스를 수출했다.
이집트가 올해부터 이스라엘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것은 국내 수요를 충당하면서 동지중해에서 ‘가스외교’를 주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집트 정부는 택시연료를 가스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석유보다 공해가 적은 가스사용을 확대하는 중이다.
아울러 이집트는 수입한 천연가스를 자국 내 액화시설에서 가공한 뒤 유럽 등 주변국으로 재수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이집트 주도로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그리스,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 7개국이 참여하는 ‘동지중해 가스포럼’ 국제기구가 공식 출범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천연가스 수출을 통해 주변국들과 외교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었으며, 이번 천연가스 거래가 양국의 경제협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집트와 이스라엘 양국은 가스협력을 통해 껄끄러운 국가인 터키를 견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터키는 최근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에 대한 자원개발에 착수하자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시추선을 보내 그리스 등과 갈등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