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슬픔에 대하여’ 김후란 “이름도 서러운 백리향처럼 그렇게 먼 세상”

이름도 서러운 백리향처럼 그 향기 백릿길 번져 간다는…<사진 이영준 독자 촬영>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픔보다 더 깊은 게 슬픔이란 걸
세월의 이끼 같은 슬픔이란 그리움이란 걸
아득히 높은산
바위 위에 홀로 피어
한여름 분홍 꽃망울 터져
그 향기 백릿길 번져 간다는
이름도 서러운 백리향처럼
그렇게 먼 세상
슬픔에 대하여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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