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별’ 이병률 “문자메시지···이번엔 제대로 보냈을까”

강원도 고성 화진포에 쏟아지는 별. 그 별을 응시하는 청년의 눈동자는 얼마나 맑은지…

면아 네 잘못을 용서하기로 했다

어느 날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한다
내가 아는 사람의 것이 아닌 잘못 보내진 메시지

누가 누군가를 용서한다는데
한낮에 장작불 타듯 저녁 하늘이 번지더니
왜 내 마음에 별이 돋는가
왈칵 한 가슴이 한 가슴을 끌어안는 용서를 훔쳐보다가
왈칵 한 가슴이 한 가슴을 후려치는 불꽃을 지켜보다가
눈가가 다 뜨거워진다

이게 아닌데 소식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닌데
어찌할까 망설이다 발신 번호로 문자를 보낸다

제가 아닙니다 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이번엔 제대로 보냈을까
아니면 이전의 심장으로 싸늘히 되돌아가
용서를 거두곤 있지 않을 것인가

별이 쏟아낸 불똥을 치우느라
뜨거워진 눈가를 문지르다
창자 속으로 무섭게 흘러가는 고요에게 묻는다
정녕 나도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일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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