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권 대정전, 카드결제·현금인출기 멈춰···장기화 우려도
지하철·경전철 멈추고 신호등 꺼져···전화도 곳곳 불통
대형 건물 자체 발전기 가동···”정전 장기화 땐 대혼란”
[아시아엔=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수도권을 포함해 자바섬 서부·중부 지역에 4일(현지시간) 정오께 대정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는 “자바섬 수라라야 발전소 등의 여러 가스터빈이 정지하면서 자카르타와 인근 주에 대규모 정전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PLN은 “송전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자바섬 동부에서 서부로 전력을 보낼 수 없게 됐다”며 “이로 인해 자바섬 서부의 모든 발전소 전기가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번 정전으로 자바섬 중부와 서부 주민 3천만명 이상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전으로 자카르타 지하철(MRT)과 경전철(LRT)이 멈추고 교차로 신호등 상당수가 꺼졌으며, 유료도로의 자동 톨게이트도 모두 수동으로 전환됐다. 또, 곳곳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 통신이 먹통이 됐고, 카드 결제와 현금인출기(ATM) 사용이 불가능하다.
로이터통신은 “정전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PLN 측은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복구 시점을 내놓지 못했다.
병원과 쇼핑몰·아파트 단지 등 대형 건물에서는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비상 전력이 부족해 에스컬레이터와 에어컨 작동을 중단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만약 정전이 장기화하면 경유로 돌리는 비상 발전기마저 작동을 중단하게 돼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주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대사 김창범)은 교민들에게 “24시간이나 그 이상 정전이 지속할 수 있다”며 “야간에 도시가 어두워지면 치안이 불안해질 수 있으니 조기 귀가해 달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은 또 “아파트 비상 발전기 유류 재고에 따라 엘리베이터 사용이 제한될 수 있음을 유념하고, 카드사용 제한에 따라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