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부결되자마자 인종차별·反이민 선동
탄핵결의안 부결 몇시간 뒤 연설서 또 ‘인종차별 선동’
트럼프 “증오로 가득찬 극단주의자들, 미국서 떠나라”
[아시아엔=편집국] 미국 하원이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을 찬성 95, 반대 332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시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여성 의원을 향해 다시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이어갔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 경험담을 털어 놓는 ‘고백(go back) 경험담’까지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위터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내년 미 대선 판까지 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저녁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유세에서 자신이 취임한 이후의 경제 성과에 대해 자랑한 뒤, 민주당 초선 여성 하원의원 4명과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소말리아계 출신인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 의원이 먼저 타깃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11일 반(反)유대주의 발언에 사과한 것을 거론하면서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려고 노력하는 증오로 가득찬 극단주의자들을 미국에서 떠나도록 놔두자”고 비난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끝나자 “그녀를 돌려보내라!”(Send her back!)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또 “오마르는 소말리아에서 평화를 지키려 노력하는 용감한 미국인들을 비방했고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위기에 대해 미국을 탓했으며, 알카에다에 대한 비판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계 라시다 틀레입(42·미시간) 의원을 향해서는 “라시다는 미국 대통령인 나에게 F워드(욕설)를 썼다.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9·뉴욕)의원에 대해서는 “멕시코 국경 이민 보호시설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같은 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들 4인방에 대해 “증오에 찬 어린 사회주의자 하원의원들. 미국은 결코 당신들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종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은 백인·유대계 등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이 부결된 뒤 트위터에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부흥을 일으키고, 가장 많은 일자리와 가장 큰 세금 감면을 내놓았으며, 군대를 재탄생시키는 등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 이제 끝났다. 이런 일이 다음 미국 대통령에게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