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살 ‘마하티르의 위대한 선택’, 말레이시아 18살에 국회의원 출마 가능
[아시아엔=편집국] 말레이시아 의회가 선거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는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의원 피선거권도 21세에서 18세로 낮추고,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선거인 명부에 이름이 올라가는 자동 유권자 등록제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 하원은 7월 16일 재적 222명 중 211명이 출석해 연방헌법 개헌안을 논의한 결과 전원 찬성했다고 <채널뉴스아시아> 등이 보도했다. 마하티르 모하맛(94) 총리는 개헌안 투표에 앞서 “요즘 젊은 세대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웹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모든 종류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은 더 일찍 정치의식이 성숙하고 있다”며 선거연령을 낮추는 이유를 설명했다. ‘닥터 엠’으로 불리는 마하티르는 또 “이번 개헌으로 민주주의 설계에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일자리·생계비·교육 등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몇 시간의 격론 끝에 수정 개헌안이 통과됐으며 야당을 포함해 반대표는 한명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작년 5월 총선에서 파카탄 하라판(희망연합) 정부가 권력을 장악한 이후 야당의 지지 속에 초당적으로 합의한 첫 사례다. 개헌안은 상원 통과 후 효력을 발휘한다.
이번에 통과된 개헌안에 따라 의원 입후보 등 피선거권 연령도 기존 21세에서 18세로 낮춰졌으며,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에 도달하면 유권자 등록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전에는 유권자들이 개별적으로 선거인명부 등록을 신청해야 했다.
작년 총선의 경우 1290만명이 유권자로 등록했는데 선거권을 가진 약 4만명이 등록을 하지 않아 투표권을 갖지 못했다. 이번 자동 등록제에 따라 다음 2023년 총선까지 약 780만명이 새로 유권자명부에 등록돼 전체 투표권자는 2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70%에 해당한다. 현 내각 최연소 장관으로 이번 개헌안을 발의한 압둘 라만(26)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오늘날 청년들은 더 이상 사회의 짐이 아니다. 오히려 말레이시아의 진보를 보증한다”고 말했다.
세인스 말레이시아대학의 시바무루간 판디안 교수(정치학)는 “이번 선거연령 하향이 마하티르의 정치연합에 유리하다고 볼 순 없다”며 “우리 청년들은 정치적으로 무당파층이 늘어 특정정당 지지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모든 선거 때 투표를 의무화는 방안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마하티르는 “의무 투표를 제도화할 계획은 전혀 없다. 투표 참여 여부는 자발적 의사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남아 대부분 국가의 선거권 연령은 싱가포르(21세)를 제외하고 18세가 대세이며 인도네시아는 17세로 더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