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생들 ‘야근 많고 격무’ 공무원 지망 꺼린다
한 자릿수로 떨어져···好경기·脫격무·손타쿠 비판 영향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연합뉴스]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에서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시험의 경쟁률이 ‘역대급’으로 낮아졌다.
아사히신문 등은 25일 “일본 정부 인사원은 이날 올해년도(2020년 4월 채용) ‘종합직’ 공무원 채용시험의 합격자 1798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종합직’ 채용 시험은 중앙부처 간부후보를 뽑는 시험으로 한국의 행정고시와 비슷하다.
이번 시험의 경쟁률은 9.6대1로 전년 10.9대1보다 낮아졌다. 채용인원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지원자가 2300명 줄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채용 제도에서 처음 치러진 지난 2012년도 시험 이후 경쟁률이 10대1 이하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원은 “경기가 좋은 데다, (전에 비해) 이공계 대학원 수료자들이 민간기업으로 많이 유입된 것이 경쟁률이 낮아진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젊은층 사이에서 격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도 야근이 많기로 악명이 높은 부처 공무원의 인기가 떨어진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아울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들어 손타쿠(忖度·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 논란 등으로 공무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사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올해 4월 종합직 채용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4.7%는 ‘정부 관청에 대한 비판 여론 때문에 임용되는 것을 망설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종합직 합격자 중에서는 여성이 31.5%를 차지해 역대 가장 비율이 높았다.
여성 합격자의 비율은 2017년 25.8%, 2018년 27.2%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남성 합격자가 여성 합격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한국의 경우 행정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이 40%대를 유지해 일본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편, 종합직 합격자의 출신 대학으로는 국립대인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가 각각 307명과 1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와세다(早稻田)대가 97명으로 그다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