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사옵션’ 볼턴 경고에도 “7월7일 핵합의 이행 더 축소”
이란 외무 “볼턴이 미국을 협상에서 전쟁으로 끌어 당겨”
[아시아엔=연합뉴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란 정부가 예고한 대로 7월7일 핵합의 이행을 더 축소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시한으로 제시한 60일이 끝나는 다음달 6일까지 유럽이 여전히 핵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이튿날(7월7일)부터 핵합의 이행 수준을 지금보다 더 축소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지 만 1년을 맞은 지난달 8일 “60일 안으로 유럽이 적절히 응답하지 않으면 핵합의 이행을 축소하는 2단계 조처를 단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이란은 지난달 8일부터 1단계 대응 조처로 저농축(3.67%)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달 27일 우라늄 저장 한도(300㎏)를 넘길 전망이다.
핵합의 이행 범위를 더 축소하는 2단계 조처는 농축 우라늄의 농도 한계(3.67%)를 더 높이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이스라엘을 찾아 이란이 핵합의에 명시된 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 300㎏을 넘으면 군사적 옵션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그 한도(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를 무시할 경우 정말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런 조처가 다른 핵합의 서명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등 의무를 어기면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라 이란도 이에 상응해 의무를 일부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핵합의 조항(26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고에 대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5일 트위터에 “이란은 협상 테이블을 떠난 적이 없다. ‘B-팀'(볼턴 보좌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 미국을 협상장에서 끌어내 전쟁을 꾸미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이란의 ‘인내’를 허약함이나 우유부단함으로 여기는 나라들은 이란의 2단계 조처를 통해 영공을 침범한 미군 무인기에 답한 방식과 이란 국민의 절대적 권리를 묶으려는 기만적인 정치적 술수에 대한 반응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일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이 공동성명을 통해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전형적인 정치적 뻔뻔함’이라고 비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25일 “유럽 측이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만 혼자 의무를 지킬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