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국내 톱스타 남성 에로배우 민도윤씨 “그렇게 쉽고 가벼운 일이 아니다”

배우 민도윤 <사진=알파고 시나씨 기자>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이 배우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대한민국 남자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딱 한번만 봤다고 할 대한민국 남자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에로영화 시장의 이병헌으로 알려져 있는 남성 에로배우 1호, 민도윤씨 얘기다. 매주 한 차례 스탠드업 코미디공연을 하는 기자는 다양한 관객을 만날 기회가 있다. 지난 여름 공연을 보러 온 민도윤씨를 무대로 초대해 코미디언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를 계기로 서로 알게 됐다.

그동안 한국 언론에 에로 영화배우 인터뷰가 나온 적은 있었지만, 남성 에로배우 인터뷰를 본 적은 없었다. 민도윤씨에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터키 전통 레스토랑에서 만나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생각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민도윤씨에게 처음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다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곧 친근한 분위기가 됐다.

-외국기자로부터 인터뷰를 요청받은 것에 대해 기분이 어떠셨나요?
“기분이 아주 좋으면서도 묘했죠. 왜냐하면 제가 하는 연기활동이 이렇게 호응을 끄는 일인지 몰랐어요. 사실은 그날 알파고씨 공연에 간 것도 제가 자발적으로 갔다기 보다 공연 출연진 가운데 한분이 저에게 인스타 디엠으로 초대를 해서 가게 된 겁니다.”

-생각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시네요?
“예, 저는 그렇게 적극적이거나 밝은 성격이 아닙니다. 부끄러움을 참 많이 타는 편이죠.”

-민도윤씨를 처음 본 것은 유튜브에 뜬 쿠키영상이었어요. 지난번 우리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에서 만나고 난 후, 우리 와이프한테 허락을 받고 집에서 영화 한 편 보고 왔거든요. 영화 속에서의 도윤씨와 이렇게 직접 만난 도윤씨는 완전 다르네요. 너무 놀라워요.
“그러시죠? 영화 촬영을 할 때는 대본에 있는 그 캐릭터로 완전히 변신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놀라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게 부끄러움을 타는 분이 어떤 계기로 에로영화 분야에 도전하게 된 건가요?
“저희 가족 이야기를 조금 풀자면 친할머니께서 저를 키우셨어요. 제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헤어지셨거든요. 아버지가 밖에서 돈을 버는 동안 할머니께서 저를 돌봐 주셨지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아버지 건강이 악화 되면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저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도 못하고 할머니와 아버지를 지켜드리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일을 찾아 다녔어요. 그러던 중 대학로에 있는 대형 커피숍에 취직을 했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점장으로 승진했어요. 저는 커피숍에 온 손님들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구요. 단골손님 중 한 분이 어느 날 저에게 ‘나는 사실 영화감독이야. 한번 영화계에 도전해 보는 게 어때? 근데 주로 베드신이 많은 영화를 찍고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배우 민도윤 <사진=알파고 시나씨 기자, 아시아엔>

-그래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나요? 그리고 즉시 도전하셨나요?
“아니죠. 처음에는 거절했죠. 그런데 출연료에 대해 듣고 난 후 한참을 고민했어요. 몇달 동안 힘들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불과 몇 시간 안에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흔들었거든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결국 감독님의 제안을 받아들였지요.”

-그게 언제였죠? 몇년도?
“2010년입니다. 9년 됐어요.”

-단순한 출연이었나요? 아니면 베드신까지 찍으셨어요?
“베드신을 찍었죠. 촬영장소가 멀어 전철을 타고 서울 밖으로 갔어요. 촬영이 끝나고 나서 다시 전철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 전철 속 사람들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왠지 이 사람들이 저의 촬영현장을 다 지켜봤다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어요.”

-한국에서는 에로영화를 촬영할 때 진짜로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모두 연기입니다. 살색의 밴드를 붙인 후 촬영을 합니다.”

-에로배우로 데뷔했다는 사실을 지인들에게 언제 알려 주셨나요?
“제가 알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친구와 친척들이 ‘야, 솔직히 이야기해, 너 그 에로영화에 나온 그 남자, 맞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고맙게도 다들 ‘이왕 그 분야에 도전한 거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라’면서 응원해 주었어요.”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보시나요?
“이제 알아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등에서 만나면 연세 드신 분이나 젊은 남녀 막론하고 제게 와서 인사를 하기도 해요. 그렇지 않으면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거나 고개를 돌려 인사를 한다든가 그래요. 더군다나 한류바람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팬클럽까지 생겼어요. 그분들이 운영하는 인스타 계정이 제 개인 계정보다 훨씬 활발해요. 가끔 밤 늦은 시간에 편의점에 가면 거기서 술을 마시던 아저씨들이 저 보고 ‘어이, 자네 부럽다야!’라고 해요.”

-민도윤씨가 보기에도 부러운 직업인가요?
“저는 자랑스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에로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나 이채담씨처럼 에로배우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창피해 하면서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어요. 얼른 고액의 수입을 챙기고 조기 은퇴하거나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조용히 활동하다 사라지는 에로배우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한국의 문화가 서양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인 문화이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에로영화를 베드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과정 즉 베드신 뒤에 숨어 있는 사연을 잘 보여주기 위한 장르라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매일 연기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만약 에로배우라는 직업이 부끄럽다면 당장 그만 두는 게 본인이나 다른 배우한테도 좋을 거예요. 이 일도 하나의 직업이고, 신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에로배우라는 직업은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던 아저씨들이 부러워할 만큼 편하고 좋은 직업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현실은 매우 다릅니다. 이 직업이 그렇게 쉽지 않아요. 가볍게 생각해서 도전했다가 몇 번 출연한 후에 포기한 사람이 수두룩해요. 이들은 평생 후회 속에서 살아요. 이 직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은 결코 가볍게 생각하면 안 돼요. 결론적으로 연기를 잘 해야 하잖아요.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면 같은 장면을 수십 번도 넘게 촬영해야 해요. 그렇게 쉽고 가벼운 일이 아니에요.”

-그만 두고 싶은 적이 있으셨나요?
“당연히 있었죠. 데뷔 초기에 저는 배우로도 활동하고 동시에 매니저로도 일하고 있었어요. 배우와 제작진을 픽업해서 촬영장소로 모시고 가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집과 회사로 모셔다 드리는 일을 했거든요. 또 제 촬영 분량이 있으면 출연도 해야 했고요. 도저히 쉴 수가 없었어요. 하루에 2시간밖에 못 자는 날도 많았어요. 몸이 너무 피곤해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일이 잘 풀려서 계속 할 수 있었지요.”

-스케줄 말고, 일의 특수성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나요?
“물론 있었죠. 데뷔 초기였는데 베드신을 찍을 상대 배우는 나이가 많고, 몸에 흉터도 많았었다. 심지어 샤워도 안 했어요. 베드신을 찍을 때 엄청 힘들었어요. 가끔 담배 피우고 오거나, 속이 안 좋아서 입 냄새가 심한 분들과도 베드신을 찍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너무 힘들죠. 정말 너무.”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요즘은 일본에서도 활동해요.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나올 영화에 출연했는데요, 앞으로 연기력을 키우면서 활동분야를 넓히고 싶어요. 외국 팬들도 제법 있는데, 앞으로는 좀더 국제적으로 활동하면서 더욱 멋진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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