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 정치지도자들의 ‘흑발전통’ 깰까?···6월 G20회의 첫 일본 방문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등소평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이다. 그후 40년, 중국 지도부의 ‘흑발정치’ 전통을 깨는 정치인이 등장했다. 바로 시진핑 국가주석이다.

3월 5일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참석한 시진핑 주석한테서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 발견됐다. 희끗희끗한 머리였다. 그를 찍은 사진은 각도에 따라 머리 전체가 흰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3월 7일자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 지도부의 ‘흑발정치’ 전통을 깨고 염색을 포기했다”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흰 머리카락이 한 가닥도 없다’고 자랑하는데 중국 국가주석은 흰머리를 일부러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여년간 중국 지도부는 흑발을 고수했다. 장쩌민 전 주석은 재임 당시 윤기 나는 새까만 머리카락이 트레이드마크였고, 후진타오 전 주석도 늘상 흑발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후진타오는 열흘에 한번 염색한다는 말도 돌았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염색 여부는 분명치 않지만 생존 당시 만년까지 주로 흑발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영국 BBC는 2013년 “중국 최고지도자들은 새까만 머리카락을 한 나이 든 사람들”이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의 머리카락 염색은 대중 앞에서 젊고 건강해 보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한(前漢) 말기 신(新)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의 경우 “외부에 과시하기 위해 머리카락과 수염을 검게 염색했다”는 기록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자 줄리언 게위츠는 “과거 중국지도부의 검은 머리는 내부 순응과 규율을 나타낸다”고 해석한 바 있다. 중국 고위층의 갑작스러운 흰머리는 은퇴나 낙마를 의미하기도 했다. 2015년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하얗게 센 머리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흰머리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개헌으로 종신 집권 기반을 닦아놓은 만큼 기존 규율을 깨고 독자적인 정치스타일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이다. 대외적으로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는 줄이고 친서민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중국 최고위층인 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7명이 백발이다. 류허 부총리와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적이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6월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교토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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