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봄비’ 오승철 “덩달아 꿩 소리도 이 산 저 산 바빠지네”
해마다 봄이 자꾸 짧아지고 있다는데
덩달아 꿩 소리도
이 산 저 산 바빠지네
할머니 유모차 슬쩍 같이 밀고 가는 봄비
# 감상노트
그나저나 봄비가 오시는데 아랫마을 할머니는 유모차 끌고 어딜 가시나. 아닌 척 할머니 유모차 밀고 가는 봄비를 푸드덕, 꿩은 알고 갔을까. 꿩, 꿩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제주 오름 여기 저기 쏘다니는 수꿩. 봄이 짧아진다고 짝지을 시간 없을까. (글 사진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