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봄은 벛꽃과 함께 깊어간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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