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연휴 같이 생각해 봅시다 ‘세상 살아가는 지혜’

필자인 김덕권 명예회장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해 운영중인 칼럼방 ‘덕화만발’ 회원수가 1000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지난 2013년 5월 25일 회원들과 함께 자축연을 열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참좋은이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걱정의 비슷한 말로 심려(心慮), 염려(念慮), 근심(根尋) 등이 있다. 근심과 걱정은 일란성 쌍둥이다.근심걱정은 두루 쓰는 말이지만, 각각 나뉘어 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는 있다. ‘근심’이 기왕에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 현재 불안의 상태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에 ‘걱정’은 미구에 닥칠 것을 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걱정’이 습관적으로 되면 우울증이 되며, 우울증이 지나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걱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worry’는 ‘사냥개가 짐승을 물고 흔든다’는 뜻이라고 한다.

돈이 많다고, 지위가 높다고 해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걱정’이 많은 이유는 나와 주변 사람들을 비교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게 많은 것을 가지려 할 때,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이 생긴다. ‘욕망’을 가지되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서울 도봉구 도봉 1동에서 ‘무수옹(無愁翁)’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무수옹이란 ‘근심 걱정이 없는 노인’을 말한다. 노인을 시험하려 했던 임금이 계책으로 구슬을 잃어버리게 했지만 우연히 얻게 된 잉어로부터 잃어버린 구슬을 찾게 되어 다시 걱정 근심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효행담이다.

조선조, 어느 임금이 여러 나랏일로 머리가 아팠다. 적이 쳐들어올까, 반란이 일어날까, 흉년이 들까, 자식들은 잘 클까 등, 걱정이 많았다. 임금은 전국에서 근심걱정이 없는 사람인 ‘무수인(無愁人)’을 찾으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정승 판서도 근심이 있고, 억만 장자들도 걱정이 있었으며, 어린아이까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가 한 노인을 찾았는데, 아들 열두 명을 모두 결혼시켰고, 아들과 며느리들의 효성이 지극해 매번 번갈아 극진히 모셨으니, 노인은 모든 것이 다 즐거웠다. 주변 사람들이 이 노인을 ‘무수옹’이라 불렀는데, 소문을 들은 임금이 노인을 불러 무엇이 즐거운지를 물었다. 노인은 몸도 성하고 마누라가 잘 보살펴 주고, 자식과 며느리가 효도하고, 벗들도 많고, 자손들도 건강하고, 임금님이 나라를 잘 다스려 주어 춘하추동이 다 좋으니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고 말하였다.

임금은 노인에게 근심거리를 만들어 줘 시험할 생각으로 구슬을 하나 주고는 한 달 후에 다시 가져오라고 하였다. 노인이 대접을 잘 받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강에서 배를 탔는데, 뒤에 따라오던 사람이 노인에게 말을 건네기를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노인은 임금이 맡긴 구슬을 꺼내다 이 사람이 팔꿈치를 치는 바람에 구슬이 한강 물에 빠지게 되었다.

노인은 근심이 생겨서 집에 가서도 식음을 전폐하고 머리를 싸매고 눕게 되었다. 자식들이 그 까닭을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노인 혼자서 끙끙 알았다. 그런데 자식들이 노인을 위해 잉어를 요리해 주려고 했다. 며느리가 잉어를 잡아 배를 갈랐더니, 잉어 뱃속에서 구슬이 나온 것이다. 이를 노인에게 말하자 노인이 보고는 자신이 강에서 떨어뜨린 그 구슬임을 알고 근심이 없어졌다고 좋아하였다.

한달 후, 임금의 부름을 받고 노인은 다시 궁중에 들어가 구슬을 바쳤다. 깜짝 놀란 임금은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감복하였고, 구슬을 빠뜨리게 한 사람은 노인을 시험하기 위해 임금이 일부러 보낸 사람임을 밝혔다.

사람이 근심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과 주위의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더라도 만족하며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노인과 같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해준 한 상담자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근심걱정을 분석해서 정리한 것이 있다.

40%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30%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결정에 대한 걱정/ 12%는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10%는 장성한 자녀들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 진짜 현실의 문제에 대한 걱정은 겨우 8% 뿐이다. 즉, 걱정의 92%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떤가? 지금도 어떤 일로 걱정하고 있으신가?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나? 아니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지? ‘걱정의 늪’에 자신을 빠뜨리지 않으면 좋겠다. 걱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걱정의 늪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렇다고 걱정이 해소되지 않는다. 차라리 잊어버리고 일상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도록 노력하면서 잊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항상 필자처럼 크게 웃는 것이다. 그럼 저절로 근심걱정은 다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제 살 만큼 산 몸이다. 지금까지 그런대로 건강하게 살았다. 설사 몹쓸 병이 찾아와도 나는 오히려 축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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