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어머니의 노래’ 최명숙 “지금도 눈을 감으면 들을 수 있어”

 

갈색 지붕의 낡은 건물,
그건 나의 작은 학교였어

길 건너의 초등학교가
매일 아침 나란히 건널목을 함께 건너는
아이들의 것이듯

내 나이 아홉 살의 봄이 찾아왔을 때
운동장 한가운데 서서
어서 들어가라고 손짓하던
어머니의 목소리
지금도 때때로 생각나

어머니 등에 업혀가던 등굣길,
그 길 위의 나무들과 모든 새들
꿈을 노래했었지.

어린 나는 잘 몰랐었어.
하지만 나의 어머니는 알고 계셨지.
바람 속애서도 나의 꿈이 커갈 것을

날이 가고 해가 바뀌기를 하면서
나무는 숲이 되고 새들은 숲으로 날아갔어
내 꿈의 노래도 나무가 되거나
새가 되어 숲으로 따라갔어

내 나이 아홉 살 때
봄날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작은 나무와 어린 새를 키운

 

*사진은 강원도 춘천시 덕두원에 있던 덕두원초등학교 건물이다.?부모님과 초등하교 동창인 나는 부모님이 공부하시던 오래된 교정에서 6개월을 공부했다. 이후 교정이 헐리고 건너편 의암호가 바라보이는 언덕위 사진 속 교정으로 옮겨 공부를 했다. 그 초등학교는 나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안타깝게도 금산초등학교 분교로 있다가 2000년초반 폐교되었다.?졸업시즌이어서 생각났다. (시인 최명숙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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