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 가볼만한 곳···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양구 ‘그리팅맨’·청주 ‘삼겹살 특화거리’·
남원 ‘운봉 흑돼지’·불국사?‘극락전 복돼지’·서귀포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 만의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동양철학 역학(易學)에서 우주 만물을 이루는 5가지 요소를 오행(五行)이라 한다. 오행의 구성은 다섯 요소와 두 가지 상관관계로 이루어진다. 다섯 가지 요소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말하며, 두 가지 상관관계는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다.
기해년의 기(己)는 흙(土)의 기운을 나타내고, 색깔은 파랑(靑). 빨강(赤), 노랑(黃), 하양(白), 검정(黑) 등 오색(五色) 중 ‘노랑’이다. ‘황금돼지해’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황금돼지띠란 이유로 출산이 늘었던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붉은 돼지띠’라는 해석도 있다. 2019년 황금돼지띠 해를 맞아 큰 복과 재물이 온다 해서 결혼과 출산 붐이 예상되고 있다.
돼지는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통하며, 예로부터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부르는 동물로 여겼다. 그리고 돼지꿈은 길몽(吉夢)이라 해서 크게 반겼다.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새해에 황금돼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돼지투어’를 주제로 아래 7곳을 추천했다.
경기도 이천의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곳으로,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공연과 퍼레이드를 보면 돼지는 지능이 높고, 깨끗하면서도 귀여운 동물임을 알 수 있다.
강원도 양구는 황금돼지의 기운이 깃든 ‘국토 정중앙’이다. ‘펀치볼’ 분지로 유명한 해안면은 지명에 돼지 해(亥)자를 쓴다. 해안면(亥安面)에는 세계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 ‘그리팅맨’(Greetingman)과 양구전쟁기념관이 있다.
충북 청주 ‘삼겹살 특화 거리’ 포토존에는 두 마리 돼지가 손님을 반기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삼겹살 특화거리가 들어선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추억의 장소다.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 청주식 삼겹살이 이곳의 대표 메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파절이 역시 청주에서 시작됐다고 하며, 묵은지까지 더하면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고 한다.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 흑돼지’는 옛날부터 유명하다. 남원에서 첫손에 꼽는 명소는 <춘향전>(春香傳)으로 잘 알려진 광한루원(廣寒樓苑)과 춘향전을 주제로 꾸민 춘향테마파크가 있다.
2007년 경주 불국사(佛國寺) 극락전 현판 뒤에서 돼지 조각이 우연히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다. 불국사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었다.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신라 문화유적이다.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 ‘돌섬과 저도’가 있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들어가는 돌섬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입구부터 황금돼지상이 여행객을 반갑게 맞는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흑돼지 20여 마리가 미끄럼틀에 아장아장 올라가 신나게 내려오는 ‘흑돼지야 놀자’다.
새해를 맞아 ‘돼지꿈’을 꾸셨는지? 농경사회에서 가축은 사람과 공동생활을 하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한 동반자로 생활했기에 소, 말, 돼지, 양 등 가축과 관련된 한자들이 많다. 돼지도 사람과 가까웠기에 돼지를 뜻하는 한자가 많다. 즉, 12간지(干支)에서만 쓰는 돼지 해(亥)가 있고 제사용 돼지인 시(豕)가 있다.
돼지꿈을 꾸면 돈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집에서 키우는 돼지를 돈(豚)이라 부르기에 한자 ‘돈’과 우리말 금전을 뜻하는 ‘돈’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야생 숲에서 서식하는 돼지를 멧돼지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저(猪)로 쓴다. 손오공과 함께 삼장법사를 모시고 가는 저팔계(?八戒)는 멧돼지다. 돼지고기 볶음인 제육볶음도 본래 저육(?肉)볶음에서 온 말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마구 덤비는 것을 저돌적(猪突的)이라고 하는데, 바로 날렵하고 용감무쌍한 동물인 멧돼지가 돌격한다는 뜻이다. 멧돼지 얼굴은 길쭉하고 코 부분이 돌출해 있고 송곳니도 입 밖으로 나 있다. 멧돼지는 단거리와 장거리 달리기에 모두 능하여 100m를 10초에 주파하고, 한 시간에 45km를 뛸 만큼 지구력도 좋다. 땅을 파는 힘도 대단해서 50-70kg짜리 바위도 움직인다. 멧돼지는 16가지 세부 종으로 나뉘는데 몸길이는 110-150cm, 무게는 40-280kg으로 차이가 크며, 유럽에서 아시아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흔히 장수를 용장, 지장, 덕장으로 나누며,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길 수 없고, 지장은 덕장(德將)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덕장은 온화한 덕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이다. 덕장이라고 호(好)·불호(不好)가 없을 수 없으나 너그러움은 호·불호 위에 있다. 이에 한 나라의 통치자는 덕(德)의 자질이 충분해야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는 27년 옥살이 후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되자 먼저 국민 통합에 나선 ‘德將’이었다. 새는 좌우 양쪽 날개로 균형을 맞추어 날아야 멀리 날 수 있다. 2019년은 배려와 포용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