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인화’가 최고의 덕목입니다”···원불교 원로의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요즘 들어 천지사방에서 서로 대립하여 인화가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라는 나라대로 서로 상대방을 굴복시키지 못해 난리고, 여야는 서로 물어뜯기가 갈수록 치열하게 타오른다.

필자가 속해 있는 어떤 조직에서 헤게모니 때문에 꼴 불 사나운 사태가 벌어져 내 머리를 몹시 아프게 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세운 공든 탑인데···. 이제 이 불화로 인해 탑이 무너질까 조마조마하다. 조직 간의 소통, 사람들 간의 소통을 <맹자>에서는 인화(人和)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맹자는 적에게 포위당하여 위기에 빠진 성(城)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천시(天時)로 기상조건을 말한다. “하늘이 얼마나 나를 도와주는가?” 하는 것으로 운세(運勢)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둘째는 지리(地利)로 지형적 이점을 뜻한다. 성의 높이, 군량미 등 조직의 내부적 역량을 의미한다.

세째는, 인화(人和)로 아무리 운이 따라주고 물질적 조건이 완비되어 있더라도 그 성을 지키고자 하는 병사들의 화합과 단결이 없다면 쉽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경제가 악화되고 실업과 실직이 많아져도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화합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세상을 이겨내는 것은 물질적 요소만이 아니라 일체화된 꿈과 의지에 달렸다는 맹자의 말씀은 백번 옳다.

맹자는 어진(仁) 마음으로 의(義)를 실천하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에 입각한 도덕성을 생활덕목으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덕목으로 확장시켰다. 사회에서 대립과 갈등은 언제나 존재한다. 갈등은 사라지기 어렵다. 따라서 갈등 억제나 소멸보다 소통역량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지도자가 소통을 하기 위해선 조직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지도자가 인(仁)과 의(義)를 바탕으로 하는 도덕심을 지니고, 자기 마음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면 조직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조직원의 마음을 읽어 조직원이 바라는 것을 행하고, 싫어하는 것을 행하지 않으면 인화가 이루어져 조직은 안정된다.

 하지만 구성원 각자의 마음이 다를 수 있고 비뚤어진 마음도 있을 수 있다. 비뚤어진 마음이 정직한 마음이더라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절반의 소통에 지나지 않는다. 지도자는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정의로운 마음을 찾아야 한다. 어느 쪽이 옳은가를 가려내기 어려울 때는 약자의 마음을 읽으면 된다.

사람들 마음이 지나치게 다르면 절실함의 경중을 따져 가장 고통받는 사람의 절절한 마음부터 헤아려야 한다. 지도자가 약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때 공정한 정의가 세워질 수 있다. 덕이 있는 지도자는 조직원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 구성원의 고통을 읽지 않고 외면하거나 잠재우려고만 하면 소통은 어려워진다.

지도자가 고통을 겪는 사람을 소수라는 이유로 외면하여 고립시키면 오히려 지도자 자신이 조직원으로부터 고립되고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어진 지도자는 조직원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수의 뜻에도 귀 기울여 올바름을 행할 때 지도자가 조직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극하면 변하는 것이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게 마련이다. 이런 비극을 막는 기술은 없는 것일까? 최고의 승리는 인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보수와 진보, 동과 서, 여와 야, 남과 북을 막론하고 다같이 ‘인화의 기술’을 배워 실천하면 가는 곳마다 참다운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면 인화를 이루는 길은 무엇일까?

첫째, 크게 잘못하는 사람은 10번만 관대히 용서해주면 11번째는 잘 하게 된다.

둘째, 무엇보다도 먼저 정의(情誼)로 건네야 한다.

셋째, 남의 부족을 말하는 것보다 그 장점을 말해 준다. 넷째, 선은 상 주고 악은 벌 주되 벌은 조금 적게 주어야 한다.

다섯째, 미움과 사랑에 끌리지 말고 항상 원만하게 일을 처리한다.

자, 실천이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 인화하는 기술이 모든 기술의 으뜸임을 늘 잊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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