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의 인생목표···언제까지 ‘바쁘게’ ‘빨리’에 끌려다닐 건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기해년(己亥年) 새해 벽두에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히 인간관계를 좋게 만드는데 서로 지켜야 할 도(道)가 있다. 그것은 바로 ‘쉼’의 도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고, 쉼표가 없는 음악은 있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우리말에 ‘바쁘다’는 말의 한자는 ‘바쁠 망(忙)’자를 사용한다. 이 말은 ‘조급하다,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망’자는 ‘마음심(心)’ 자에 ‘망할 망(亡)’자가 더해져 있다. 그러니까 마음이 바쁘면 망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이에 반하여 ‘쉼’을 뜻하는 한자는 ‘쉴 휴(休)’자인데, 이는 ‘사람 인(人)’자에 ‘나무 목(木)’자가 더해졌다.
옛날에 나무꾼 친구 둘이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갔다. 그리고는 경쟁적으로 나무를 찍어 장작을 만들었다. 한 사람은 유달리 승부욕이 강했다. 그는 친구에게 지지 않으려고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나무를 베었다.
반면 다른 친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50분 정도 일하고 10분 쯤 쉬는 식으로 숨을 돌려가면서 일했다. 어느덧 산을 내려갈 시간이 되어 두 사람은 각자 서로가 수고한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쉬어가면서 일한 친구가 월등히 많은 장작을 장만했다.
승부욕이 강한 친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투덜거렸다. “내가 더 열심히 했는데도 왜 자네 것이 더 많단 말인가?” 그러자 다른 한 친구가 점잖게 설명했다. “나는 10분씩 쉴 때마다 도끼날을 갈았다네.”
도끼날이 무디어 지는 줄도 모르고 무조건 덮어 놓고 열심히만 일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더 많은 열매를 위해서 멈춤이 필요하고, 시간을 내서 쉬는 휴식이 필요하다.
필자의 좌우명(座右銘)은 ‘지성여불(至誠如佛)’이다. ‘지극 정성이 곧 부처’라는 뜻이다. 지성이라는 뜻은 자신에 세운 서원(誓願)을 향하여 끊임없이 달려가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나의 모습이고, 기해년의 인생목표다. 육신의 발자취는 땅에 남고, 마음이 발한 자취는 허공에 도장 찍히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