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SNS작가 이창민한테 어떻게 인터뷰 당했나?

[책산책] ‘믿어줘서 고마워’···’증강현실 인터뷰(360AR)’ 바로 그것이었다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기자,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저자] 작년 여름 SNS작가 이창민씨가 연락을 했다. 만나자고 했다. 인터뷰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SNS 작가라고 하길래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은 하상욱 시인이었다. 하 시인은 SNS로 시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IT시대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다. 이창민씨도 SNS를 통해 자기 글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기자인 필자로서는 만나기 전에 그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고 만남장소에 갔어야 하는데 미처 준비를 못했다.

이창민 작가의 첫 인상이 좋았다. 작가이면서도 자존심이나 자만감이 강하지 않고 겸손해 보였다. 그와 얘기하다 보니 ‘SNS작가’라는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5년 동안 셀럽을 포함해 SNS 친구 8000명을 만들고 그들과 이야기 나누며 책을 써왔다. <병자>(幷子), <세상을 보는 안경, 세안>을 낸 이 작가는 나와 만나, 3번째 책 작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글들 쓰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SNS는 일종의 ‘독자확장 도구’이자, 이야기를 캐내는 ‘지하차원’이었다. 이창민 작가는 “이번 책을 내면서도 200여명과 만날 예정”이라며 “지금 ‘믿어줘서 고마워’라는 새로운 책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필자는 이창민 작가가 준비한 질문들에 답변하면서 동시에 이 작가가 기획한 것이 어떤 책이 될 것인지도 궁금했다. 이미 책을 내본 적이 있는 필자에게 200여명의 다양한 사람들 이야기를 어떻게 책 한권에 담아낼 것인지 수수께끼였다. 그때 우리의 인터뷰는 녹음이 아니라 녹화가 되고 있었다. 왜 하필 녹화란 말인가?

이창민 작가

이창민 작가의 책이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센스 있는 이 작가가 필자 이름을 적고 사인한 책을 보냈다. 책의 구성이 좀 신기했다. 234명의 다양한 분야 인물들의 인터뷰가 7개 챕터 즉 △열정 △긍정 △창조 △배움 △베풂 △근성 그리고 △패기라는 세션으로 나뉘어 이창민 작가의 시선으로 정리됐다. 필자와의 인터뷰는 ‘창조’ 장(章)에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 개인사진이 그 장에서 보이길래 ‘창조’ 챕터부터 읽으려 했는데, 필자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책을 자세히 살펴보고서야 이창민 작가가 이 책을 색다르게 집필·편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대폰으로 관련 페이지의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인터넷을 통해 그 내용이 담긴 영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책에서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234명의 다양한 분야 분들의 증강현실 인터뷰에 약 195GB 이상의 휴먼 빅데이터가 담긴 공상과학기술 책이다.” 세계 최초 증강현실 인터뷰(360AR) 책이라고 따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런 시스템을 체험하고 나서 책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사라졌다. 왜냐하면 책을 펼치면 글과 사진 혹은 이미지 균형이 전통적·전형적인 한국 도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책’이라고 보다 ‘책자’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창민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이창민 작가는 수많은 사람과 열정 등 챕터마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기 생각을 적은 후 독자들을 인터뷰 영상으로 이끈다.

구성이나 시스템보다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 해당된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강한 탓이어서 이 분야 서적에 싫증이 난 독자들은 저평가할 수도 있겠다. 다만, <믿어줘서 고마워>의 다른 점이 무엇이냐 하면 열정, 긍정, 근성이나 배움 같은 이야기를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재구성한 점이다. 즉, 작가가 어떻게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관련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는 저자의 자원(source) 기능이 강한 반면, <믿어줘서 고마워>는 자원보다 도구(tool)적인 측면이 많다.

내용도, 구성도 기존 자기계발서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킨 <믿어줘서 고마워>를 한번 믿어보면 보면 어떨까? 그리고 일단 한번 읽어보고 다시 얘기해보자. 아마 믿길 잘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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