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김덕권 원로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에게 또다시 드리는 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개설한 홍카콜라 방송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람은 몸과 입과 생각으로 업(業)을 짓는다. 이를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이라고 한다. 즉, 신체적인 행위로 인한 업은 신업(身業), 언어로 인한 업은 구업(口業), 마음으로 인한 업은 의업(意業)이라고 부른다.

이 세가지 업이 축적되어 에너지를 가진 업력(業力)이 인간을 지배하게 되면 업의 훈습(薰習)이 거듭되어 이 세상을 고통의 바다로 만든다. 심지어는 사람의 얼굴, 생각마저도 그 업의 훈습에 따라 변하게 된다.

첫째, 신업은 몸으로 짓는 세 가지 악업으로 살생·도둑질·사음(邪淫)이다. 몸으로 짓는 삼업은 불살생·불투도(不偸盜)·불사음계(戒)로 브레이크를 걸어 통제할 수 있다.

둘째, 구업은 거짓말(妄語), 비단같이 꾸미는 말(綺語), 이간질하는 말(兩語), 나쁜 말(惡口)이다. 구업은 불망어계(不妄語戒)와 8정도의 정어(正語)로 다스리면 된다.

셋째, 의업은 뜻으로 짓는 3가지 업으로 탐욕(貪慾)·성냄(瞋恚)·어리석음(痴暗)이다. 줄여서 ‘탐진치(貪瞋癡)’라고 하며, 삼독(三毒)이라 불리는 ‘업덩어리’다. 탐욕은 재물·색·명예를 탐내어 집착하는 욕심이다. 이 업은 6바라밀의 보시(布施)와 지계(持戒)로 단속할 수 있다.

요즘 SNS를 통해서 ‘여러 사람이 아울러 말하는 구업’이 극성에 달하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월 18일 ‘TV홍카콜라’를 개국했다. 그리고 내놓은 첫 메시지가 “문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해 김정은에게 거액의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홍 전 대표는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고 경제가 통째로 망가지고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직접 소통수단인 유튜브 ‘TV홍카콜라’를 통해 그동안 못 다했던 내 나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펼치고 ‘프리덤코리아’를 통해 이 땅의 지성들과 네이션 리빌딩(nation rebuilding)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정권은 북의 위장 평화 놀음에 놀아나 무장해제와 북 체제선전에만 몰두하고 있고, 경제는 좌파 갑질 경제로 기업을 윽박지르고만 있으니 실업은 폭증하고 경제는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국정농단했다며 탄핵하고 감옥에 보낸 저들이 국정농단보다 더한 국민농단을 지금 자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편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선언으로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예상보다 일찍 현실정치 복귀를 밝힌데 대해 당권도전을 위한 몸 풀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내년 4월 예정된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 선거구(창원 성산)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필자는 이런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그 업보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수시로 현안에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는 바람에 언제 떠났는지 국민은 알지도 못 했지만, 복귀를 한다니 일단 격하게 환영한다”며 서면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최 대변인은 “홍 전 대표가 꼭 한국당의 종신대표직을 맡아 수구보수의 소멸이라는 대업을 이뤄주길 바라고 있었다. 이제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비꼬았다. 최 대변인은 “홍 전 대표에게 통째로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면 개그계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결국 한국당에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한국정치에서 최대 문제가 보수의 대표정당인 한국당이 정처 없이 헤매는 것인데, 홍 전 대표의 복귀로 한국당의 좌표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반대편에서 큰 일 해주시리라 믿는다. 속히 복귀하셔서 살인성인의 자세로 큰 웃음 선사해 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원불교 2대 종법사를 지내신 정산(鼎山) 종사께서는 “세간의 재판에도 삼심(三審)이 있듯이 법계(法界)의 재판에도 삼심이 있나니, 초심은 양심의 판정이요, 이심은 대중의 판정이요, 삼심은 진리의 판정이라, 이 세 가지 판정을 통하여 저 지은대로 호리(毫釐)도 틀림없이 받게 되나니, 이것이 세간의 재판만으로는 다하기 어려운 절대공정한 인과재판”이라고 했다.

우리는 마지막 보루로 진리재판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섣부른 대중판정에 나서기 전에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진실에 대한 성찰이 없이 군중심리에 편승한 판정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업보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신·구·의 삼업’으로 지은 업보는 이생에서 안 받으면 내생 아니 여러 생을 걸려서라도 받는 것이다.

업이라는 것이 이처럼 무서운 것이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生滅)이 없이 돌고 도는지라, 가는 것이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된다. 그리고 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곧 주는 사람이 된다.

누구에게나 업장(業障)이 밀려오면 자기가 지은 대로 받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뿐 아니라 여와 야, 모든 정치인들이 ‘신·구·의 삼업’으로 지은 업보를 어떻게 감당할지 무척이나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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