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정자리 1’ 손영희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싣고 간다”

스쿨버스는 노란색이 많다. 왜 그럴까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싣고 간다

봉고차가
하우스 족 할머니들 싣고 간다

동살이 적막 속으로
순찰병처럼 스며든다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부려 놓고

봉고차가
풀죽은 고춧대들 부려놓자

노을이 아랫목으로
밑불을 놓고 있다

 

# 감상노트

갓난이 울음소리 끊기고 아이들 보기가 별 보기보다 어려워진 게 진주 어디 뿐인가. 동살이 적막 속으로 순찰병처럼 스민다니 아이들은 아침에 학교로 보내지고 노인들은 비닐하우스로 일하러 가시는지. 봉고차가 풀죽은 고춧대들 부려 놓는다니 퇴근이다. 노을이 아랫목으로 밑불 놓아드리는 걸 보면 인정(人情)은 따뜻한 촌이다. (홍성란 시인·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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