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페스티벌] 인도 일년 내내 축제···이드·디왈리·바이사키 등 종교숫자 만큼

인도의 대표적인 디왈리 축제. 빛의 축제로도 불린다

[아시아엔=군짓 스라 Sbcltr 편집장] 인도는 몇 세기에 걸쳐 정복전쟁과 약탈로 고통받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의 본거지이자 불교, 힌두교, 시크교라는 세 종교가 시작된 곳이다. 인도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인도의 명절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인도가 차별 없이 50개가 넘는 모든 종교 축제들을 열정적으로 즐기는 나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국민들을 위한 많은 명절들이 있기에, 필자의 경험이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2018년 1월 새해의 설렘이 채 가시기 전에 필자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노래 부르며 참깨볼을 먹는다. 그리고 행운을 빌면서 몇 개는 불 속으로 던지며 춤도 춘다. 그야말로 신나는 ‘퐁갈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퐁갈(lohri) 축제는 겨울의 끝을 알리는 펀자브 사람들의 성스러운 축제다. 필자처럼 펀자브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감사와 새해를 약속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퐁갈 축제의 열기가 잠잠해 질 즈음, 티벳불교를 믿는 필자의 친구들은 새해를 맞아 로사(losar) 축제를 진행한다. 며칠 동안 계속되는 이 명절에는 집을 장식하고, 총(chong)이라고 부르는 따듯한 맥주를 빚으며, 새옷을 입고 다가올 한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로사가 끝날 때쯤에는 ‘색의 축제’라고 불리는 힌두교의 봄 축제 ‘홀리’(Holi)가 시작된다. 북인도 지방의 축제로, 떠들썩한 분위기가 특히 유명하다. 봄 그리고 크리슈나신에 관한 축제인 까닭에 그것이 상징하는 ‘불손함’과 ‘즐거움’도 동반된다. 여느 힌두교 축제들과 같이 권선징악 우화가 중심이 된다. 홀리 축제 기간에 필자는 친구들과 그들의 가정을 방문해서 색색의 물과 가루를 뿌린다. 친구들은 필자에게 guila(귈라)라는 튀긴 만두를 내놓는다. 귈라는 축제의 정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4월 중순, 시크교의 추수축제인 바이사키(baisakhi)가 열린다. 노란색 옷을 입고 시크교 사원인 구루드와라에서 기도 의식과 함께 축제가 열린다. 필자는 부모님들께 풍성한 추수를 기원하는 전화를 한다. 늦은 오후 축제는 끝나지만, 하루 종일 느꼈던 따스함으로 마음만큼은 뿌듯하다.

바이사키가 끝나면 기온이 치솟으면서 여름이 다가온다. 6월이 오면 라마단이 시작된다. 잘 알다시피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금식과 금욕을 한다. 필자의 부친은 무슬림이 아닌데도 라마단의 시작과 끝에 두끼씩 단식한다.

이드(Eid) 축제 기간에는 전통ㅂ적인 무글라이(mughlai) 방식으로 준비한 양고기 요리와 버미첼리 푸딩 또한 맛볼 수 있다. 8월말쯤 되면 오남(Onam) 축제가 있다. 오남은 인도 남쪽 케랄라주에 사는 사람들이 마하발리왕을 기억하기 위해 여는 추수 축제다. 사람들은 마하발리왕의 영혼이 오만 명절 기간 케랄라주를 방문한다고 믿는다. 명절은 4일간 이어진다.

계절이 바뀌고 한해의 막바지에 이르면 매일 아침 출근 때마다 대형천막이 설치된다. 가장 큰 규모의 대표적인 축제 등명제(Diwali)이다. 10월 중순 시작돼 9일간 전쟁의 여신이자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두르가(Durga) 여신을 기리는 축제다. 사람들은 저녁에 모여 축제를 즐기며 거대한 두르가 동상 주위에서 노래와 춤을 즐긴다. 9일간의 등명제가 지나면 힌두교의 신 라마와 그의 아내 시타를 납치한 라바나 사이의 終戰을 기념하는 두쉐라(Dusshera) 축제가 열린다. 머리 10개가 달린 라바나 모형을 불에 태우고 라마의 승리를 축하하는 권선징악의 성격을 띤 축제다.

열흘 뒤, 연중 마지막 축제인 Deepawali 혹은 등명제(diwali) 가 열린다. 이는 인도판 크리스마스이기도 하다. 이름과 같이 빛의 축제인 Deepawali 기간에는 집집마다 100개의 램프를 켜 놓고 부의 여신 laxmi를 숭배한다. 필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물을 들고 어머니에게 간다. 집에는 꽃을 장식하고 우리 집과 가족들의 삶에 부의 여신을 불러들이기 위해 문지방에 작은 발자국을 그려놓는다. 저녁에는 폭죽을 터트리며 온가족이 하나임을 기뻐하고 서로 격려해준다.

등명제(Diwali)가 끝나고 나면 한해가 모두 지나갔다는 공허감에 빠지지만 곧 다가올 새해를 기대한다.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축제 주기는 반복된다. 1년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나의 조국 인도의 다양성과 관대함에 깊이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번역 조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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