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에뛰드 하우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필자는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외국인 친구들과 종종 연락한다. ‘구경하고 싶은 곳’이 주된 주제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들 덕분에 한국을 평생 한 번이라도 와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최근에 많이 늘었다고 한다.

물론 성별에 따라 취향은 다르다. ‘여사친’들은 한국의 카페나 화장품 매장들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한다. 공간들의 인테리어나 콘셉트가 너무 신기하고 색달라 매력적으로 다가와 외국에서도 소문이 많이 났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브랜드가 에뛰드 하우스다.

에뛰드 하우스하면 떠오르는 이색적인 색채나 인테리어 스타일, 그리고 직원들의 신기한 옷차림. 이러한 요소들은 매장에 들어서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고층빌딩 가득한 시내 한복판에서 동화의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라니. 그 분위기에 매료된 외국인들이 매장을 즐겨 찾으며 에뛰드 하우스는 한국의 관광 산업에도 나름의 기여를 하고 있을 정도다.

얼마 전 외신 기자단과 대기업의 신사옥 설명회를 듣기 위해 신용산역으로 향했다. 그 대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입구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며 놀란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아이디 카드였다. 보통 아이디 카드를 목에 걸고 다니면 처음에는 “아싸! 드디어 취직했어”라는 성취감을 얻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직장이라는 압박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이 걸고 있는 아이디 카드는 일반적인 아이디 카드라기보단 하나의 ‘액세서리’처럼 보였다. 디자인을 중요시 여기는 기업이기에 아이디 카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째는 성별이었다. 외신기자단을 처음으로 맞이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들은 –신입사원부터 국장급까지- 전원 여성이었다. 물론 투어 도중 남성 직원들이 합류하기도 했지만, 홍보실 최고 담당자는 여성이었다. 한국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다곤 하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만큼은 아니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여성 직원에 상징적인 자리를 내주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리더십을 부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성별을 떠나 중요한 것은 ‘실력’이며, 실력이 있다면 여성이 리더십을 가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내부 모습

이윽고 시작된 투어. 건물은 말 그대로 예뻤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은 재미 없고 답답한게 보통이지만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아늑하고 재미있는 분위기가 흘러 나왔다. 건물 중간 중간의 ‘쉼터’가 담긴 층도 있었다.

건물을 세우면 나중의 부동산 가격을 고려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방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건물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스타일과 분위기를 위해 여백의 미를 살린 공간들이 많았다. 그 이유를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딱딱한 고층빌딩 보다는 ‘하나의 관광지’가 더 재미있지 않나요. 우리는 부동산 이익을 고려해 건물을 지은 것이 아닙니다.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기에 예술적인 차원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문답 후 화장품 로드샵 ‘에뛰드 하우스’가 떠올라 “에뛰드 하우스와 많이 비슷하네요. 그 브랜드도 그러한 마인드로 매장을 운영한다고 들었거든요”라고 말하니 바로 이어진 관계자의 답변. “알파고 기자님, 에튀드 하우스도 우리 브랜드거든요”.

이번 투어를 통해 느낀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기업 투어를 가게 되면 반드시 사전 조사를 할 것이다. 잠시간의 민망한 대화 후 느낀 교훈이다. 둘째, ‘애플’이 오직 전자제품 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듯,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 제조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 자기만의 스타일과 스토리를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수익이 어느 지점을 지나면 수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다. 예술적 배경이 담긴 스타일과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의미 있는 CSR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를 가꾸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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