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준비하는 ‘두산’ 이래서 좋다”···20년 전 퇴직 OB의 ‘두산그룹’ 추억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서울 오류동에서 초·중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사 영수 크리닉 학원을 운영하는 방창식(61)씨는 이맘때만 되면 생생히 기억되는 일이 있다고 했다. 1987년 두산그룹에 입사해 주류사업부에서 판매관리 업무에 매진하던 중 2년이 흐른 어느 날 대학시절부터 지내던 낙성대 자취방에서 의식을 잃었다. 아직 결혼 전이던 그는 약혼자와 회사 두산그룹 동료들의 정성어린 간호와 위로로 며칠 만에 깨어났다. 그리고 지점장 발령을 앞두고 만 12년을 더 다니다 1999년 두산그룹을 떠났다.
방씨는 “두산그룹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 내 청춘을 후회없이 바친 곳”이라며 “당시 두산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것이 이후 개인사업 하는 데도 크게 보탬이 되고 있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서울대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부) 졸업 후 처음이자 마지막 사회생활 터전이었다. 방씨는 “회사 재직 시는 물론 퇴직 후에도 두산에서 생산하는 오비맥주만 마셨다”며 “지금은 주류부문이 없어져 많이 아쉽긴 하지만 중공업 분야로 업종을 전환해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두산그룹의 원전 관련 생산설비가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출신으로 8남매의 4남인 그는 “내가 두산그룹 출신인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두산이 박두병 창업 선대회장 이후 여타 기업과 달리 소유권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이 없던 점”이라며 “기업은 소비자와 국민은 물론 조직원 내부적으로도 모범이 돼야 지속가능한 성장·발전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바쁜 틈틈이 신문을 펼쳐드는 방씨는 최근 두산 광고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어린이 둘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수돗가에서 천진난만하게 활짝 웃는 모습이다. 그 자신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방씨는 광고카피가 그렇게 맘에 들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가 마시고 있는 물은 영원할 수 없기에 그래서 누군가는 반드시 새로운 물을 찾아야 하기에 두산은 지구의 97%인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류가 영원히 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술, 지금은 물이 부족한 몇몇 나라를 위한 기술이지만 미래엔 지구와 사람을 지켜줄 생명의 기술입니다.”
방씨는 “내가 다니던 두산이 인류의 물 문제에 대해 이렇게 깊은 애정을 갖게 돼 너무 반갑다”며 “광고 카피처럼 ‘두산은 지금 내일을 준비하는’ 자랑스런 나의 친정”이라고 했다.
방씨는 “현재 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박정원 회장이 최근 국내외에서 하고 있는 사업내용은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패기와 겸손을 겸비한 사람 같아 듬직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