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 첫걸음] ‘연말연시’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은?
[아시아엔=강성현 <아시아엔> 선임기자, 중국연구가] “千里送?毛,??情意重.”(Qi?nl? s?ng ?m?o, l? q?ng q?ngy? zh?ng, 치엔리이 쑹으어마오, 리칭 치잉이중)
“천리 먼 곳에서 거위털을 보내니, 예물은 가벼우나 그 은근한 정은 깊고도 깊다.” 이 속담을 소개하는 순간, 잊혀졌던 씁쓸한 기억이 새삼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꽤 오래 전 함께 ‘밀착’ 근무했던 어느 고관에게 작은 항아리에 담긴 순창고추장을 인편에 보낸 적이 있다. 연설문도 써주면서 ‘문고리’ 비슷한 임무를 맡았기에 그를 한편으로 ‘짝사랑’ 했는지도 모르겠다.
고추장을 받아본 그의 아내가 정색을 하며 “이 냄새 나는 것을 왜 가져왔느냐”고 몹시 역정을 내더라는 것이다. 형편에 맞게 ‘거위털’보다는 제법 정성을 기울인 선물이었다. 이후로 다시는 크든 작든 간에 선물을 하지 않는 습관이 굳어졌다.
그 고관은 현직에서 은퇴한 지금도, 모 전국단체의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현금이든 황금이든 닥치는 대로 뇌물성 예물을 긁어 모을 것이다. 그 ‘아낙’의 발칙한 행태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에서 측은지심이 일어난다.
가난한 중국학자, 중국유학생들이 중국에서 선물을 보내오거나 직접 가지고 올 때, 기쁜 낯빛을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한다. 묵향 가득한 선비 집안 말고도, 대다수 중국인들은 붓을 소중하게 여긴다. 식견이 짧아 거위털로 좋은 붓을 만드는 지는 모르겠다. 녹차, 붓, 열쇠고리 등 ‘거위털’을 선물로 받을 때는 위의 명구를 잘 떠올려야 하겠다.
한국어 발음 때 성조에 맞게 정교하게 구사하면 뜻이 더 명료해진다.
참고문헌 <成語大詞典> 中國 北京, 북경商務印書館, 2004. <漢語 成語大詞典> 湖北大學古籍硏究所 編, 中華書局,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