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 첫걸음] ‘?江后浪推前浪’···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

장강은 양쯔강(양자강)의 다른 이름이다. 장대무비해서 생긴 이름이다.

“?江后浪推前浪(Ch?ngji?ngh?ul?ng tu? qi?nl?ng, 창찌앙허우랑투이치엔랑)

[아시아엔=강성현 <아시아엔> 선임기자, 중국연구가]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뜻이다. 신구세대의 교체, 사물의 부단한 발전과 전진을 의미한다. 송나라 유부(?斧)의 <청쇄고의>(??高?)에 이 표현이 보인다. 여기에서 지은이는 옛 시인이 읊은 위의 글귀를 인용하였다고 밝혔다. 이로 보아 이 표현은 훨씬 오래 전부터 즐겨 사용했을 것이다.

흔히, “?江后浪推前浪,浮事新人??人(F? sh? x?nr?n hu?n ji? r?n), “?江后浪推前浪,一代更比一代强?(Y?d?i g?ng b? y?d?i qi?ng ma.)”처럼 대구를 붙여 쓰기도 한다. 대구가 붙어도 의미는 대동소이하다. 덧없는 세상에서 후배가 밀치고 올라올 때 길을 터주는 도량이 엿보인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후배가 선배를, 유능한 신입사원이 선배를 치고 올라간다. 체력과, 순발력, 지구력, 빠른 반사 신경을 요구하는 모든 운동 경기에도 적용된다. 30대 중반의 축구선수는 20대 초반의 후배에게 운동장을 양보하고 떠나야 한다. 복싱, 격투기 선수도 마찬가지다. 왕년에 링을 평정했던 선수도, 후배들에게 무참히 두들겨 맞은 채 은퇴란 이름으로 쓸쓸히 격투장을 내려온다. 젊은 사자가 이빨 빠진 사자를 쫓아낸다. 전장을 누비던 백전노장도 사라진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갈 뿐이다.”

우리의 정치판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각 당의 대표에 노장들이 다시 등장하였다. 우리의 노병들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한강의 앞 물결은 뒷물결을 용납하지 않는가 보다. 뒷물결도 부실한 탓인지, 좀처럼 앞 물결을 밀어내지 못한다.

강희제(康熙帝 1654~1722, 재위 61년)와 건륭제(乾隆帝1711~1799, 재위 60년)는 무려 121년간 권좌를 누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가 옥좌에서 내려오고 싶겠는가. 권력자는 상왕을 꿈꾸고 수렴청정을 꿈꾼다.

30대 후반 무렵, 어느 연구기관에 1년간 봉직했다. 부임 며칠 전에 연구실에 갔다가 참으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전임자는 일주일 정도면 그 자리에서 정년퇴임한다. 마지막 날에나 출근해서 짐을 정리한다고 들었다. 담당 직원의 말에 따라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하게, 전임자의 작은 캐비넷에 내 옷가지와 간단한 짐을 넣어 두었다. 물론 전임자의 옷과 소지품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몇 시간 후, 선배이기도 한 전임자가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저런 싸가지 없는 놈!” “이 자식 어디갔어.” 한 마디로 그는 그날 미쳐 날뛰었다. 가뜩이나 정든 직장을 떠나기가 아쉬운데, ‘새카만 젊은 놈’이 허락도 없이 자기 옷장을 사용하였으니···. 그날 그의 증오의 눈빛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고관대작이 보기에 하잘것 없는 일개 연구원직에도 민초들이 목숨을 거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 같다.

노장들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도무지 내려놓을 줄 모른다. ‘장포대‘(장군을 포기한 대령)처럼, 하는 일 없이 후배들이나 괴롭히며 마냥 눌러 앉지 말고, 한두 해 먼저 명퇴하며, “창찌앙허우랑, 투이치엔랑”을 읊조리는 여유를 부려봄은 어떨까.

*참고문헌 <한어성어대사전> 호북대학고적연구소 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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