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①] 남성 10만명 중 39명 발생으로 5위···발병 원인과 진단

전립선암은 암발생율 5위까지 오르며 중년남성들이 가장 신경써야 하는 질병이 되고 있다. <이미지 국립암센터>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대개 암, 치매, 뇌졸중을 꼽는다. 암(cancer)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체 중에서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다.

필자는 20년 전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판정을 받고 약을 복용하였으며, 5년 전에는 수술을 받았다. 그 후 비뇨의학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았으나 최근에 전립선 조직검사 결과 암세포가 발견되어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암을 손님처럼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필자도 ‘전립선암(prostate cancer)’ 손님을 맞았다.

병원에서 암이라고 진단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등 다섯 단계의 심리상태를 겪게 된다. 1단계인 부정(否定)은 의사의 진단이 잘못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닌다. 2단계인 분노(憤怒)는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생겼느냐며 화를 낸다. 3단계인 타협(妥協)은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하고 제한적으로 수용한다. 4단계 우울(憂鬱)은 슬픔과 침묵에 젖어 있는 상태가 된다. 마지막 5단계 수용(受容)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한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0대 암 조발생률(2014년)은 다음과 같다.(단위 명/10만명)

<남자> △위 79.2 △폐 66.0 △대장 63.8 △간 47.5 △전립선 38.6 △갑상선 24.3 △췌장 12.6 △방광 12.5 △신장 12.2 △담낭 및 기타 담도 11.2

<여자> △갑상선 97.0 △유방 72.1 △대장 42.5 △위 38.5 △폐 28.7 △간 16.2 △자궁경부 13.8 △췌장 10.9 △담낭 및 기타 담도 10.8 △난소 9.5

전립선(前立腺, 전립샘, prostate)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톨 만한 크기(길이 4cm, 폭 2cm, 깊이 2cm 정도)의 남성 생식기관으로 무게는 평균 15-20g(성인 기준)이며, 남성이 배출하는 정액의 성분 중 15-30%는 전립선에서 나온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나오는 요도를 둘러싸듯이 존재하며, 직장에 인접해 있다.

전립선은 10-14세 사춘기가 되면 다 자라며, 중년 이후에는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하여 배뇨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는 가장 흔히 진단되는 남성의 암이며, 암으로 사망하는 두번째 흔한 암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인에서는 발생률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암의 80% 이상이 65세 이후에 진단되고 있다.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생의 5위이며, 전체 남성 암의 8.7%(2014년)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17)에 의하면 2011~2015년의 전립선암 ‘5년 상대생존율’은 94.1%였다. 5년 상대생존율이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일반인구 5년 기대생존율로 나눠 계산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5년 동안 암이 재발할 확률이 낮아진다.

전립선암의 중요한 원인은 연령, 인종, 가족력이며, 유전적 소인 외에도 호르몬, 식생활, 제초제와 같은 화학약품 등도 발병에 요인으로 작용한다. 붉은색 고기 및 지방 섭취가 증가하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미국의 경우 농업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밝혀진 직업인데, 이는 농부들이 제초제를 비롯한 화학약품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들과 비교하여 증식하는 속도가 느리다. 이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나, 전립선 조직이 암세포에 의해 증식하면 요도를 압박하여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도 가늘어지며,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殘尿感)이 생긴다. 암이 진행되면 방광 출구가 막혀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 혈뇨(血尿), 요실금이 발생하게 된다. 전이암으로 진행되면 골(骨) 전이로 인한 뼈의 통증, 척수압박에 의한 요통(腰痛) 및 골절 등이 발생한다.

전립선암의 진단은 직장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ination: DRE)에서 시작된다. 즉, 항문을 통해 직장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의 후면을 만져 크기, 딱딱한 정도 등을 검사한다. 딱딱한 결절이 있는 경우에는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매우 중요한 종양 표지자(tumor marker)인 혈중(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 측정 검사를 실시한다.

PSA이란 전립선의 상피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분해 효소로, 체내의 다른 조직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전립선암 진단에서 종양표지자로 이용된다. PSA 수치가 4-10ng/ml인 경우에는 환자의 2/3는 전립선에 국한된 암이며, 10ng/ml이상인 환자의 50%이상은 진행된 암이고, 20ng/ml이상인 환자의 20%에서 골반 림프절 전이가 있다고 본다.

경직장 초음파검사(trans-rectal ultrasound)는 촉지되지 않는 전립선 병변을 발견하고 조직검사와 전립선 용적의 계산을 위해 시행한다. 전립선 조직검사(생검)는 항문을 통해 초음파 기구를 삽입하고 침으로 대개 6-12곳에서 소량의 전립선 조직을 얻는 방법으로 전립선 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해 전립선암을 확진하게 된다. 조직검사 후 약간의 혈뇨가 7일 정도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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