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재팬 “2025오사카엑스포 일본경제에 치명타 될 수 있다”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일본의 저명한 작가이자 저널니스트인 야마다 준 출판프로듀서가 <야후 재팬> 25일자에 ‘2025 오사카박람회, 일본 경제쇠퇴에 결정타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지금 일본에서 ‘엑스포’를 개최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라고 자문하며 “거국적으로 실시하는 엑스포는 개발도상국이나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일부 독재국가 이외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야마다 작가는 “인터넷이 발전하고, 정보도 기술도 순식간에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데, 굳이 ‘전시 파빌리온’을 만들어 관객을 모으는 엑스포를 할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엑스포는 이미 그 사명을 마쳤으며 ‘오와콘’(한물 간 콘텐츠)과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CES, 국제모터쇼, 하노버 메세, SLUSH, WMC 등 엑스포 이상 관심과 미래를 보여주는 이벤트는 매년 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그는 특히 “2025엑스포 개최를 경쟁한 곳은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단 2개 도시였다”며 “예카테린부르크는 푸틴 대통령이 세계에 러시아 발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공업도시이며 바쿠는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이 나라 독재자 알리예프 대통령이 자랑하고 싶어하는 수도”라고 꼬집었다. 야마다는 “그 어느 쪽도 ‘돈이 부족한’ 오사카가 ‘쟁탈전’을 할 상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당초 개최 경쟁에 뛰어들었던 유력한 프랑스(파리)는 급히 철회했다”며 “그 이유는 ‘프랑스의 납세자가 위험부담을 가지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사카로 확정된 것은 단순한 ‘횡재’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고 야마다는 질타했다.
하지만 대부분 일본 언론은 엑스포유치 성공을 “관민일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사실은 <아사히신문>등 일부 언론의 보도와 같이, ‘일치단결한 집표공작(集票工作)의 결과’에 불과했다고 야마다 작가는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엑스포조직위원회(BIE)는 170개국이 참가하는 조직이지만, 실제 표밭은 아프리카와 중동 및 유럽의 작은 국가들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표를 모으기 위해 경제원조와 일본기업의 현지인 고용 등의 ‘먹이’를 준비하고, 관민이 함께 유치활동을 해온 덕분에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실제 결선투표에서 일본은 92표를 얻어 러시아(61표)를 크게 앞질렀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오사카엑스포 결정 관련 뉴스는 미국에서는 ‘전혀’라고 말할 만큼 보도되지 않았다”며 단지 <ABC뉴스> ‘Japan’s Osaka will host the World Expo in 2025, beating out Russia, Azerbaijan for an event that attracts millions’라고 단지 짧게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야마다 작가는 “일본은 왜 어른다운 처신을 못한 것일까?”라고 묻고 “일본은 지금도 ‘경제발전병’이라는 심각한 병에 걸려 있고, 뭐를 할 때는 으레 ‘경제효과’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사카는 엑스포 유치때 관광객 증가 등 모두 6조 4000억엔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전망했다”면서 “이런 주먹구구식 계산을 과연 믿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의 예를 꺼낼 필요도 없이, 향후 예산은 점점 많이 들어 최종적으로 국민세금이 투입될 것이며 이는 우리 국민에게 ‘악몽’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썼다.
그는 “오사카엑스포는 세계 150개국의 참여를 예상하여 2025년 5월 3일~11월 3일 185일간 동안 국내외 2800만명의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특히 안타까운 것은 이미 오사카에 한두번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들이 엑스포 관람을 위해 다시 오사카에 올 것으로 보는 것이 과연 정확한 예측인가“라고 했다.
야마다는 오사카엑스포와 함께 2년 뒤로 다가온 2020도쿄올림픽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원봉사의 경우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도쿄도를 합쳐 11만명 모집에 현재 8만명이 등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등록된 수치일 뿐 실제 등록자가 봉사활동을 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는 무급에다 체재비도 교통비도 나오지 않는 ‘허울 좋은 노예노동’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은 오사카엑스포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사카엑스포는 자칫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쇠퇴 일로에 처한 일본경제에 결정타를 때릴 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