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방탄 때리기’ 잇단 보도 불구 ‘방탄소년단’에 일본팬들 ‘열광’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11월 13일 낮 12시,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앞두고 일본 도쿄돔 기념품 매장 앞에선 연신 ‘앓는 소리’가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ARMY)’가 도쿄돔 내부에 걸린 멤버 지민의 단독 사진을 보고 내는 소리였다. 지민은 최근 일본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멤버다. 지난해 핵폭탄 투하를 연상케 하는 사진과 만세를 외치는 한국인들의 사진과 ‘애국심’ 등의 단어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었다는 게 이유다. 지난주 지상파 방송국 <TV아사히>가 이 티셔츠 착용을 문제 삼아 자사 음악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일본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의 원폭 티셔츠 논란’이란 보도를 쏟아내며 ‘방탄 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3일 도쿄돔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지민의 대형사진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지민아 노래해줘서 고마워”라는 플래카드를 든 팬의 기념촬영이 끝나자,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한 팬이 지민을 향해 하트를 날리는 포즈를 취했다. 도쿄에 산다는 한 10대 고등학생은 자신과 지민이 같이 나온 사진을 확인한 후 “앞으로도 계속 방탄소년단이랑 지민이를 응원할 거예요”라고 말한 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인사도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의 도쿄돔 공연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액 암표 매물이 나왔다. 공연 시작은 오후 6시였으나 오전 8시반부터 방탄소년단 콘서트 기념품 판매 부스에 수백명의 팬이 몰려들었다. 낮 12시쯤이 되자 수천명이 도쿄돔을 둘러싸듯 긴 줄을 만들었다. 일본 인기 아이돌 콘서트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일본 팬들은 방탄 논란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만 콘서트장에서 지민이 솔직하게 자기 입장을 밝혀준다면 좋겠다는 정도라고 한다. 한 팬은 “방탄소년단이 역사에 대해서 발언한 건 이전에도 몇 번이나 있었다”며 “팬들은 이미 다 알던 일이라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

학교를 하루 쉬고 콘서트를 찾은 학생들도 있다. 열성팬 5만여명이 때론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때론 떠나갈 듯 함성을 내지르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월드투어’ 일본 도쿄돔 공연은 마무리됐다. 지민은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여러 상황으로 팬과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쳤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도 (일본 팬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셔츠 논란’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14일 2차 도쿄돔 콘서트와 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 돔 콘서트도 모두 매진됐다. 3만~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콘서트장이다. 방탄소년단이 11월 초 발매한 싱글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도 일주일 사이에 45만장 넘게 팔렸다. 한편 도쿄돔에서 방탄소년단에 열광한 팬들은 5만명이 넘었지만 방탄소년단을 규탄하겠다고 거리에 나선 일본인은 2명에 불과했다. 그들 우익 인사들 옆에는 ‘일본새벽회(日本曉の会)’ ‘양이(攘夷)’라고 적힌 깃발이 세워져 있었다.(이 기사는 조선일보 관련기사를 위주로 일부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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