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촛불혁명’, 국경과 세대 넘어 전하는 ‘빛으로 쓴 역사’

<사진=느린걸음 제공>

김예슬 지음 김재현 외 사진 박노해 감수

[아시아엔=이상훈 도서출판 느린걸음 홍보팀장] 2018년 10월 29일은 촛불혁명 2주년 되는 날이었다. 간절했고 뜨거웠던 그 겨울 촛불광장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기억 속에는 조금 희미해졌을 수 있지만 한국의 촛불혁명은 세계인의 가슴 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 증거는 지난 10월 10일부터 5일간 열린 세계최대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 한국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촛불혁명 1주년을 맞아 책을 발간한 느린걸음 출판사는 <촛불혁명> 책을 전시하고, 영상을 통해 그날의 함성과 촛불의 바다를 세계인 앞에 선보일 수 있었다.

전 세계 140여개국의 출판관계자와 독자 등 28만명이 모이는 책의 축제에서 <촛불혁명>을 접한 세계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의 촛불혁명은 평화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촛불을 들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한반도 평화가 어떻게 가능했겠나?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는데 사진만 봐도 감격스럽다. 지금 한국 정치상황은 어떤가?”

<촛불혁명> 김예슬 지음 김재현 외 사진 박노해 감수 느린걸음 발행

세계인의 가슴 속에 그리고 세계혁명사에 ‘촛불혁명’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이 책에 특별기고문을 헌정한 박노해 시인은 “촛불혁명은 인류에게도 깊은 영감과 용기의 빛이었다. 나빠지는 세계의 발작인 듯 트럼프 당선으로 시작해 극우 포퓰리즘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암울한 시대에, 민주정부 수립까지 성공한 코리아의 촛불혁명은 위기에 처한 세계 민주주의에 희망과 의지를 주고 있다”고 했다. 저자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은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촛불의 아이들이 이 혁명의 기억과 함께 자라나갈 수 있는 책, 이 아래로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이걸 딛고 나아갈 반석과 같은 책, 그런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지었습니다.”

타오르는 촛불을 닮은 듯 눈부신 표지가 인상적인 책 <촛불혁명>에는 2016년 겨울에서 2017년 봄까지, 시민들의 손으로 이룬 촛불혁명의 기록이 대하드라마처럼 담겨있다. 촛불혁명 전 과정을 7개의 국면, 45가지 테마글, 그리고 484장의 사진으로 기록한 묵직한 책이다. 누군가는 ‘민주주의 사전’이라 불렀다. ‘촛불혁명이 왜 정치변화를 넘어 한국사회 30년을 바꿔낼 문화혁명, 세대혁명, 삶의 혁명인지’ 밝히는 중요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김재현 나눔문화 사회행동팀장이 23주 내내 기록한 현장 사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장씩 넘겨보던 독자들은 “여기에 나도, 우리 아이도 있었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촛불혁명>은 공공도서관, 학교 등에서 교육용으로 많이 비치하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임을 표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순방 때마다 ‘촛불혁명’의 위대한 성취를 이야기한다. 1억명에 이르는 인도 초·중·고교생들은 새로 개정된 교과서에서 한국의 ‘촛불혁명’을 배우게 된다. 민주주의의 위기로 고통 받는 많은 나라의 시민들에게 우리가 이룬 “겨울혁명, 평화혁명, 그리고 승리한 혁명”(박노해)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전 세계로 타전해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2019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이다. 해방과 분단, 전쟁과 독재,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한반도 100년의 역사를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실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빛으로 쓴 역사 <촛불혁명>, 이 책이 그런 희망을 담아 미래세대에게 오래도록 전해지기를 바란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