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 겸직…호찌민 이후 최고권력

응우옌 푸 쫑(왼쪽)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아시아엔=김소현 기자] 베트남은 권력서열 1위와 2위 자리를 응우옌 푸 쫑이 모두 차지하는 두번째 기록을 갖게 됐다. 베트남 국회는 지난 10월 23일 본회의에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국가주석으로 선출, 겸직하도록 했다. 단독후보로 추천된 쫑 서기장은 99.79%의 찬성표를 받았다.

베트남 국가주 석직은 쩐 다이 꽝 전 주석이 지난 9월 21일 병환으로 별세하면서 공석이 돼 당 티 응옥 틴 부주석이 직무를 대행해왔다. 공산당 서기장을 정점으로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를 택하는 베트남에서 한 사람이 당과 국가를 모두 대표하는 것은 호찌민 전 주석 이후 처음이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인 쫑 서기장은 대표적인 사회주의 이론가로 꼽힌다. 하노이종합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구소련의 사회과학원 유학 뒤 △공산당기관지 편집장 △당 정치국원 △국회의장을 거쳐 2011년 서기장에 올랐다. 쫑 서기장은 “국영기업이 중심이 돼 경제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베트남식 사회주의시장경제’ 개념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쫑 서기장은 보수성향의 온건 중도파로 분류되지만 2016년 정치력을 발휘해 재선 제한연령(65세)의 예외규정을 인정받으며 당시 정치적 라이벌인 응우옌 떤 중 총리의 도전에 맞서 자리를 지켰다. 이후 대대적인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며 권력기반을 다져왔다. 쫑 서기장이 국가주석직도 맡게 됨에 따라 당분간 공직사회에 사정 바람이 거세게 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의장 시절인 2008년 3월 대규모 기업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아 적극적인 기업 유치활동을 벌였다. 2014년 10월에는 서기장으로서 한국을 방문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의지를 다지고 한반도 비핵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쫑 서기장은 당시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을 직접 찾아,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삼성전자가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를 건설하도록 승인하는 ‘투자승인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을 때 쫑 서기장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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