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시진핑 중일 정상회담 이후 새 국제질서는?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아베가 일본 총리로로서 7년만에 중국을 공식방문했다. 아베는 환영식에서 중국 리커창 총리와 2번 굳게 악수를 교환했다. 이어진 총리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일중관계가 경쟁에서 협조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특히 양국은 경제 및 무역협력 분야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지TV>는 26일 오후 이렇게 보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 주석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이제 친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에 따르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양국이 최근 급속히 가까워지는 근거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중국 도시를 달리는 상당수 자동차 뒷부분에서 ‘EV’ 로고를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은 급속 충전기가 전세계 90 %를 차지하는 EV 선진국이다. 일본과 중국의 관련 산업협회는 지난 8월 급속충전기를 공동개발해 차세대 규격을 통일하기로 합의했다.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고이즈미 요시오 연구원은 이와 관련 “대미 관계가 나빠지면서 중국의 일본에 대한 태도와 환경은 매우 많이 변했다”며 “일본은 미국을 대체해 기술이전 등을 중심으로 한 분야에서 중요한 중국의 파트너로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계를 상징하듯 아베 총리의 중국방문 기간 양국 기업관계자 1000명이 참석한 대규모 경제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세코 경제산업성 장관은 “이 포럼은 중일 경제협력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동남아 등 제3국에 인프라투자 등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50개 이상 체결했다.
물론 중국은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창한 거대 세계경제구상인 ‘일대일로’에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에서 유럽까지 육로는 철도로, 바다는 동남아~인도~아프리카를 묶어 바다와 육지의 2개의 실크로드를 만드는 웅장한 구상이다.
그 중요 거점 중 하나인 시안은 내륙의 항구로서 최대 거점이 되고 있다. 내륙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항구처럼 죽 늘어선 많은 컨테이너는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화물철도 ‘장안호’의 출발·도착지점이 될 전망이다.
철도운영회사 관계자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자동차 업체들도 많은 부품과 액세서리를 이곳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대일로의 철도수송과 관련 일본기업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정부는 경계를 완전히 풀고 있지는 않고 있다.
일본정부 관계자 “일본정부는 중국이 제창하는 ‘일대일로’에는 찬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본정부는 ‘일대일로’라는 표현 대신 ‘제3국 시장협력’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과 중국의 급속한 접근이 한편으론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도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자금원조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이 빚더미에 놓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을 마친 일본이 향후 어떤 입장을 지키면서 새로운 중일관계를 모색할 것인지 두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주변국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