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아래 8개 덕목 지켜 ‘바람직한 지도자상’ 꼭 세우시길

문재인 대통령이 8월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고 손용우 선생에 대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배우자 김경희 씨에게 수여하고 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거의 다 비운의 지도자로 끝맺는 것일까?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하와이로 망명 길을 떠났고, 박정희 대통령은 부하의 총탄에 숨졌으며,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았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 선고를 받고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또한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의문에 휩싸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월 5일 1심 선고공판이 열려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83억원을 선고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다스를 MB 것’이라 판단하고 횡령과 뇌물혐의를 줄줄이 유죄로 단죄했다.

한비자의 ‘주도’(主道) 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군주는 자신이 욕구하는 것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군주가 자신이 욕구하는 것을 드러내면 신하는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꾸밀 것이다. 군주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군주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면 신하는 그와 관련된 남다른 능력을 돋보이려 애쓸 것이다.”

한비자는 인간이란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이기적인 존재로 보았다. 이 때문에 군주가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특히 그중에서도 군주권의 잠재적 위협요소인 신하를 완벽히 제어하려면 이 이기심을 미끼로 활용하는 통치를 하라고 권고한다. 신상필벌이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신하의 공과에 대해 상벌을 엄격히 시행하면 이익 되는 것은 따르고 해되는 것은 피하려는 본성이 신하들로 하여금 군주 권위에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군주의 가장 바보같은 짓은 신하들에게 군주 자신의 호오(好惡)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하들은 그것을 교묘히 역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군주는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를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너무나 나타낸 것 같다. 그래서 아랫사람들의 신경은 한비자의 우려처럼 윗사람의 눈빛과 낯빛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꾸미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돋보이려는 데로만 쏠린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상황에서 무능한 것은 아랫사람이 아니라 윗사람이다.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통령 자신인 까닭이다. 그리고 이런 무능은 예외 없이 악순환을 초래한다.

MB의 부하들은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고 대통령의 잘못을 알고도 자진해서 명령에만 충실했을까? 아마도 대통령이 평소 표했던 관심의 방향이 불공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방향으로 알아서 행하는 쪽으로만 능력을 키운 데 있었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의 심기 읽기에 탁월한 아랫사람들은 굳이 시키지 않아도 대통령의 사리사욕을 미리 알아서 기었을 것이다. <홍범연의>(洪範衍義) ‘오사’(五事)에 군주가 늘 신경 써야 할 다섯 가지 몸가짐이 있다.

첫째는 겉모습이고, 둘째는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보는 것이고 넷째는 듣는 것이며, 다섯째는 생각하는 것이다. 겉모습은 공손해야 하고, 말은 순조로워야 하고, 보는 것은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분명해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지혜로워야 한다. 공손하면 엄숙하게 되고, 순조로우면 조리가 있게 되고, 밝으면 명석하게 되고, 분명하면 잘 도모하게 되고, 지혜로우면 성인의 자질을 지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무심코 짓는 표정 하나는 곧 의도와 무관하게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그래서 남의 윗사람 된 자는 눈빛 하나 낯빛 하나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썩게 마련이다.

그럼 어떤 지도자가 되면 좋을까?

첫째, 그릇이 큰 지도자가 돼야 한다.

둘째, 힘든 일에 먼저 뛰어드는 지도자라야 한다.

셋째, 자기 몫부터 챙기지 않는 지도자라야 한다.

넷째,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어야 한다.

다섯째, 조직을 화합하고 단결시켜야 한다.

여섯째, 공과 사를 잘 구분해야 한다.

일곱째, 공은 부하에게, 허물은 자신에게 돌리는 지도자라야 한다.

여덟째, 신상필벌을 엄격히 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위의 여덟 가지 기준에 거의 맞지 않는 지도자였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자임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시한 횡령액 349억여원 중 246억여원, 뇌물액 111억여원 중 83억여원을 유죄로 판단했을 것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뇌물액수가 1억원만 넘어도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돼있다. 그래서 거액의 뇌물과 횡령을 유죄로 판단하고 형을 가중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큰형인 이상은 회장과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세운 회사”라고 끝까지 우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객관적인 물증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자신의 지시를 받고 일했던 친인척과 측근들이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늘은 짓지 않은 복은 복을 내리지 않고, 사람은 짓지 않은 죄를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이 한 세상을 살고 갈 때에 의(義)와 덕(德)과 원(願)이 넉넉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대통령을 반면교사 삼아 역사에 길이 남는 참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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