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을 아름답게 보내는 13가지 방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범상(凡常)한 사람들은 현세(現世)에 잘 사는 것만을 큰일로 알지만 지각(知覺)이 열린 사람들은 죽는 일도 크게 안다.
생(生)은 사(死)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 된다. 원불교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조만(早晩)이 따로 없지만 나이가 40이 넘으면 죽어가는 보따리를 챙기기 시작하여야 죽어갈 때 종종걸음을 치지 않는다 했다.
하루 해가 저물어 갈 때 오히려 서해낙조(西海落照)가 아름답고, 한해가 저물어갈 즈음에야 귤은 더 잘 익어 더욱 향기롭다. 사람도 인생 황혼기에 더욱 정신을 가다듬어 멋진 삶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진정한 성공은 다음의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일 것이다.
하나는 공덕(功德)이요, 둘은 상생의 선연(善緣)이며, 셋은 청정일념(淸淨一念)이다.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청정일념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공덕을 쌓고 선연을 맺었다 하더라도 평소에 수행이 없는 사람은 이것이 다 아상(我相)이나 착심(着心)으로 화하기 쉽다.
공덕을 지을 때 상대방이 그 은덕(恩德)에 감동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이 원망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은덕이다. 그래서 내가 남에게 베푼 공은 마음에 새겨 두지 말고 남에게 잘못한 것은 마음에 새겨 두는 것이다. 또한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는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이 있다면 잊어야 한다. 우리를 괴롭히거나 분한 마음을 갖게 한 사람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면 최소한 적으로 만들지는 않아야 한다.
그러면 황혼의 멋진 삶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진흙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것이다.
둘째, 인생은 매우 짧다. 인생을 즐기라. 그리고 수행에 정진(精進)하는 것이다.
셋째, 모든 논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알고도 져주고 스스로 진실 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넷째, 울고 싶을 때 울어도 된다. 간혹 너무 힘이 들면 우는 것이 우리의 정신을 치유하는 수단이 된다.
다섯째, 과거와 화해하는 것이다. 혹 과거에 척(慽)을 진 사람이 있다면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화해하는 것이다. 그 냥 놔두면 악연(惡緣)으로 화하기 쉽다.
여섯째,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남보다 더 멋진 삶을 위해서는 더욱 상생의 선연을 맺고, 더 큰 공덕을 쌓으며, 진정한 청정 일념을 챙기는 것이다.
일곱째, 수행에 정진한다. 단전수행(丹田修行), 무시선 무 처선(無時禪 無處禪)을 행하면 우리의 마음이 요란하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으며, 그르지도 않게 된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여덟째, 쓸모없는 것들을 제거한다. 잡동사니들은 여러 가지로 우리를 무겁게 짓누른다. 필자 역시 입지 않는 의복이나 물건은 남에게 주거나 버리는데 다만 천정 가득히 쌓인 책만은 어찌할 수 없어 걱정이다.
아홉째,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지금 마음을 돌려먹는다. 지금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때이다. 불행도 행복도 마음의 산물이다.
열째, 시간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 이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 조급하지 마시라. 시간에게 여유를 주라.
열한째, 시기나 질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가나 질투는 우리의 영혼을 파괴시키기 십상이다.
열두째, 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황혼의 낙조가 아름다운 것이다. 아직 우리는 그 황홀함을 맞이하지 않았다.
열셋째, 겸양 이상의 미덕은 없다. 양보가 미덕이다. 겸양 이상의 미덕은 없다. 항상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더 큰 것이 오는 이치가 있다.
어찌 황혼의 멋진 삶이 이 열 몇개에 한 하겠는가? 하지만 이 열세 가지라도 실행에 옮기면 우리의 황혼이 더욱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삶이 아무리 고달프더라도 언제나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