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고속열차 19분만에 中선전 도착···등소평 개혁개방 40년의 ‘열매’

중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푸싱(復興)호’ 고속열차. <사진=인민일보 창웨이 기자>

[아시아엔=김소현 기자] 중국 본토와 특별자치구인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열차가 23일 역사적인 첫 정식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콩 카우룽반도 웨스트카우룽역 플랫폼을 이날 오전 7시 정각에 출발해 북쪽으로 내달린 고속열차가 중국 광둥성의 선전북역에 19분만에 도착한 것이다. 선전북역을 같은 시각 출발한 열차는 웨스트카우룽역에 동시에 닿았다.

중국철도총공사는 정식 운영 첫날인 이날 95편의 고속열차편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82편은 단거리인 홍콩-광저우, 홍콩-선전 노선이며 나머지 13편은 장거리 노선이다.

고속철이 새로 연결돼 앞으로 홍콩에서 기차를 타고 인접한 광둥성 중심 도시인 광저우, 선전은 물론 베이징, 상하이, 정저우, 우한, 항저우, 샤먼, 구이린 등 중국 전역의 44개역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중국 본토 각 도시에서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홍콩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홍콩과 본토를 연결하는 고속철의 정식 명칭은 ‘광선강(廣深港) 고속철’이다. 중국 본토 구간 116㎞와 홍콩 구간 26㎞를 합해 총 142㎞ 길이다.

이 고속철은 대륙구간에서는 시속 350㎞, 홍콩 구간에서는 200㎞ 속도로 운행할 예정이다. 광선강 고속철은 중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4종(縱)4횡(橫)’ 고속철도망 사업의 일부이다.

2010년부터 추진된 광선강 고속철에는 884억 홍콩달러(12조6천억원)이 투입됐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고속철 연결은 오는 12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기 전까지 홍콩은 아시아의 대표적 번영 도시였지만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빈곤국이었다.

두 지역 간 경제력 격차로 선전에서는 해마다 최소 수천명의 중국인들이 목숨을 걸고 불법 도강(渡江)해 홍콩으로 불법이주해 중국 지도부에게는 고민거리였다.

중국정부는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으로 개발하려는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997년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따라 50년간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콩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급속한 중국과의 지리적·경제적 통합이 홍콩의 독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고속철 열차 내부와 웨스트카우룽 역내 출·입경 관리소, 세관 검사소, 검역소, 여객 승하차 플랫폼 등의 시설에 홍콩법이 아닌 중국법이 적용되는 이른바 ‘일지양검'(一地兩檢)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일국양제’가 무력화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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