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행안부 갑질 조사관 “나한테 걸려서 살아남은 공무원 없다”

행정안전부

고양시청 피해 공무원 인터뷰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있는 그대로만 보도해 달라. 과장되게도, 축소해서도 말고. 제발 부탁한다.”

행안부 감사관실 직원들의 갑질 강압조사 피해자인 고양시청 복지정책과 홍아무개(44) 주무관은 5일 “내가 마치 횡령이나 편취 의혹을 받고 있는 것처럼 행안부가 언론플레이 하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본질은 행안부 사무관이 내게 공갈·협박하며 부당한 조사를 한 것인데 물타기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주무관은 지난 30일 행안부 감사관실 김아무개 사무관과 동행한 직원 등 2명에 의해 동행 직원의 승용차에서 1시간 30분 동안 감금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홍 주무관은 이어 31일에는 김사무관 등에 의해 고양시청 감사관실로 호출돼 또다시 호주머니에 있는 것을 다 꺼내놓고, 핸드폰 전원도 강제로 끊긴 채 4시간 동안 추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31일 조사에선 홍 주무관 이외에 홍씨 상관이었던 황아무개(백석도서관 팀장)씨도 오전과 오후 조사를 받았다.

<아시아엔>은 홍 주무관과 5일 오전 통화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은 통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어제 월차를 냈더라. 무슨 이유에서였나?

“내가 당한 일이 너무 황당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어제 공동조사단이 왔다고 들었다.”

-공동조사단이 구성됐나?

“행안부, 경기도청, 고양시청으로 됐다고 한다. 행안부 직원 4명이 포함될 걸로 안다. 행안부에서 나더러 사과한다고 고양시청 직원이 말하더라. 그래서 언론에 횡령이나 편취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 정정부터 하라고 얘기했다.”

-당신이 조사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7월 15일 경기도청 감사부서에서 나에 대한 투서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일산동구청을 통해 받았다. 2015년 1월~2016년 6월 동구청 시민복지과 근무 때 일로 투서가 들어왔다고 했다. 직후 이에 대해 서류와 증빙을 갖춰 모두 소명을 해서 고양시 감사관실에서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내게 말해줬다. 그러다 이번에 행안부 감사관 직원들이 와서 그런 일을 벌인 것이다.”

-당신이 받고 있는 혐의가 무엇인가?

“동구청 시민복지과 근무 때 사무관리비 2건 7200원을 내가 잘못 처리했다는 것이다. 당시 매월 한차례 과원 생일파티를 했는데, 라이터 800원과 노트 하나를 산 게 다다. 부적절하게 누가 집행했는지 확인해 봐야 할 일이다. 만일 공무원이 단 1원이라고 횡령했다면 내가 책임지겠다.”

-당신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라.

“30일 오후 2시47분쯤 잠시 사무실을 비웠는데 동료직원이 문자를 했다. 민원인이 엄청 화가 나서 5분 내 전화 안하면 큰일 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사무실로 들어가려니 ‘행안부 감사관이다’라며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따라오라고 했다. 그런데 얼른 집어넣어 누군지 확인이 전혀 안 됐다. 복지정책과 뒷 마당으로 오라 해 가니 그 사람은 운전석에 앉고 내가 뒷자리에 앉으려고 하니 조수석에 앉으라고 했다. 그때 뒤에 앉아있던 사람이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감찰해왔다. 문제 많은 직원이더라. 사실대로 다 얘기해라’고 했다.”

겁에 질린 홍 주무관에게 김 사무관은 “공무원 안 해도 좋으냐?” “집은 있느냐?” “네가 잘못한 거 다 알고 왔으니 있는대로 다 적으라”며 시종 반말로 협박했다. 이에 홍 주무관이 “부당 집행한 것 아무 것도 없다”고 하자 김 사무관은 “장난하냐?” “공무원 안해도 먹고 살 수 있냐” “나한테 살아남은 사람 아무도 없다”며 다시 윽박질렀다.

행안부 감사관실 직원의 신분은 고양시청 감사관실을 통해 이튿날 밝혀졌다. 그는 행안부 감사관실 소속 김아무개 사무관이다. 고양시청을 담당해오고 있었다고 한다.

홍 주무관은 지난 2002년 9급 공채로 공직에 들어와 고양시 관내에서 만 16년간 근무하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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