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 공무원 “행정안전부 조사관을 고발합니다”
중동지방과 인도 등지에선 서민들이 코미디극을 통해 권력자들의 비리와 전횡을 풍자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달래곤 했다.
행안부 감사관 “어떤 벌을 받는지 똑똑히 보여줄게” 폭언
[아시아엔=편집국] 고양시 시민복지국 복지정책과 홍아무개(45) 주무관은 최근 시청 내부게시판에 ‘행정안전부 조사담당관을 고발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실명으로 게재했다.
최근 행정안전부 감사관(사무관급)의 권위적인 감사방식에 반발하고 나서며 실명으로 부당성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구청 동료 등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달 30일 시 주차장 공터로 나올 것을 요구하는 행정안전부 감사관의 전화를 받고 사무실에서 나간 뒤 감사관 2명이 탄 개인 차량에서 1시간30분 동안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취조를 받았다.
행안부 감사관들이 홍씨를 청문감사실, 상담실 등 공식 장소를 놔두고 자신들 승용차에서 조사하며 홍씨에게 행한 발언들이다.
“우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끝내 버릴 수 있다.” “부당하게 사무관리를 집행한 사실을 하나도 빼놓지 말고 20분 동안 다 적으라.” “나 만나서 살아남은 공무원 없어” “지금 바로 일산동구청으로 가 회계서류 다 뒤져서 사무관리비 집행 잘못된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휴대전화로 사진 찍어서 보내라” “공무원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냐, 집은 뭐야, 애들은 몇이야, 아직 신혼이냐?” “어떤 벌을 받는지 똑똑히 보여줄게”
홍씨는 1시간 30분 동안 이들 차량에서 ‘취조’를 당한 후 이들이 공무원을 사칭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후 8시께 경찰서를 찾았다. 홍씨는 이튿날인 31일 시청 감사팀 직원으로부터 전날 찾아온 사람들이 행안부 직원들이 맞다는 통보를 받았다.
홍씨는 “고양시청 감사팀에 가니 문제의 행안부 직원들이 어제 내 행동에 대해 지적을 했다”면서 “개인 소지품을 꺼낼 것과 시 감사직원에게 몸수색까지 지시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후 시청 내부망을 통해 “청문감사실과 상담실 등 공식적인 공간이 있음에도 폐쇄된 개인차량에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한 것이 행안부의 적법한 감사 방식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게시된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감사과정에서의 과도한 언행 등 문제점이 발견되면 엄중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