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경제Talk] ‘분당의 부엌’ AK 플라자 ‘삼송빵집’ 대구 현대백화점의 ‘실험’
6년 연속 제자리 백화점 매출 ‘30조원 벽’ 넘어설 수 있을까?
[아시아엔=석혜탁 <아시아엔> 기획위원] 백화점 사업의 매출이 몇년째 29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 30조원을 못 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의 30조원 벽’이라는 표현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저서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에서 백화점을 ‘유통 맏형’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유통 맏형’이 매출 정체 현상을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주자인 백화점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백화점 업계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일단 아울렛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렛은 백화점보다는 아무래도 좀더 부담 없는 가격으로 고객맞이에 나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지역축제를 개최하거나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늘려서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분당에 위치한 AK플라자는 식품관의 명칭을 ‘분당의 부엌’이라고 짓고, 대구 현대백화점은 지역 명물과 맛집을 많이 입점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친화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아울러 주 52시간 근무제로 ‘칼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는데, 이들은 무언가를 배우려는 욕구가 상당히 강하다. 퇴근하고 학생이 되려는 이런 ‘퇴튜던트(퇴근+스튜던트)’를 고려해 요리, 체육, 음악, IT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증설하면서 교육 콘텐츠도 보강하고 나섰다.
서울 건국대 주변에 위치한 한 백화점은 VR래프팅, 열기구 VR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VR체험관을 오픈했다. 백화점에서 400평이 넘는 널찍한 공간에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 개장 10일 만에 1만5천여명의 방문객을 모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체험 콘텐츠에서 우세를 보이며 몰링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H&B스토어 등과의 경쟁에서 백화점이 어떤 전략으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지, 올해에는 매출 30조원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