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칸 총리 취임 첫마디 “부유층 세금 내라”···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비유하며 ‘직격탄’
[아시아엔=편집국] 파키스탄의 임란 칸 신임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부패를 근절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선언했다. 칸 총리는 8월 19일(현지시간) 밤 취임 첫 TV연설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를 되살리려면 그간 악습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부유층에 대해 “세금을 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세금을 내는 것은 의무”라며 “이를 지하드(이슬람 성전)라고 여기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상류층 대부분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라 경제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호화로운 생활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임란 칸 총리는 “우리에게는 빚과 다른 나라 지원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쁜 습관이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어떤 나라도 번영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무역 및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파키스탄은 현재 외화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냈다.
그는 부패근절을 통한 개혁을 펼쳐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나라가 살아남든 부패한 사람들이 살아남든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 총리는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총리실 방탄차부터 팔고 총리실 지원인력을 두명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각종 테러가 빈발하는 파키스탄에서는 방탄차가 필수이며 총리실 지원인력은 524명까지 둘 수 있다. 그는 또 관저가 아닌 방 3개짜리 주택에서 살겠다고 했다. 8월 18일 취임한 그는 내각명단 발표 때 내무부 업무는 자신이 직접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돈세탁이나 부패 관련 업무를 면밀하게 챙기겠다는 의도라고 현지언론들은 분석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달 5일께 파키스탄을 방문해 칸 총리를 만날 계획이라고 현지언론들은 보도했다. 칸 총리는 면담에서 아프가니스탄 평화체제 구축, IMF 금융지원 관련 문제 등을 논의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파키스탄에 대한 IMF 구제금융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테러 대응 등과 관련해 미국과 우방처럼 지냈으나 군사원조 중단 문제를 놓고 최근 관계가 멀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