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40대 유부남 11살 신부와 결혼’ 논란에 ‘아동결혼 금지’ 추진
[아시아=편집국] 말레이시아의 40대 남성이 11살 소녀를 셋째 부인으로 맞아들여 논란이 일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아동결혼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자녀 6명을 둔 클란탄 주의 41세 남성이 태국 남부에서 11살 소녀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 남성은 “소녀가 7살이었을 당시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으며 16살이 되기 전에는 성적접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다른 아내들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와 결혼한 혐의로 기소돼 1800링깃(49만7천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당국은 소녀의 부모가 가난 때문에 딸을 팔아넘겼는지를 조사 중이다. 무자힛 유소프 라와 말레이시아 총리부 장관은 지난 7월 25일 기자들과 만나 “아동결혼 규제강화를 위한 표준행동절차에 대해 초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아동결혼이 완전히 금지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법적 결혼 가능 연령은 18세 이상이지만 여러 예외가 존재한다. 특히 이슬람법이 함께 적용되는 이슬람교도의 경우 결혼 가능 연령이 16세 이상으로 따로 정해져 있다. 즉 샤리아(이슬람율법)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이보다 어린 나이에도 결혼할 수 있다.
무자힛 장관은 “연방 차원에서만 적용되는 법률은 큰 의미가 없다. 연방정부가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 각 주도 같은 조처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5∼2015년 말레이시아 샤리아법원에 접수된 미성년자와의 결혼 신청 건수는 1만240건에 이르며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동 결혼 규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슬람 정당인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은 “종교적 관점에서 조혼은 문제가 안 된다”면서 미성년자들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혼을 강요당하는 사례만 강력하게 단속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