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건강①] 온열질환연···열사병·탈진·경련·실신 등 막으려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전국이 불볕더위로 펄펄 끓고 있다. 8월 1일 서울 낮 기온이 39.6도, 강원도 홍천은 41.0도를 기록하여 공식관측소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폭염으로 교통사고가 지난해보다 약 8% 더 발생했으며, 온도가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는 1.2% 늘어났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온열질환자(溫熱疾患者)는 7월 31일까지 2266명이 발생했으며 28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연도별 온열질환자 발생 현황은 △2013년 1189건, △2014년 556건, △2015년 1056건, △2016년 2125건, △2017년 1574건이다.
올해는 7월에만 폭염일수가 10일을 넘었고, 이런 추세가 8월까지 이어지면 올해는 역대 가장 긴 폭염일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건강피해도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熱射病),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다. 열사병(heat stroke)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체온조절장해를 말하며 갑자기 의식상실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열사병이 나타나기 직전 전구 증상으로 두통, 현기증, 구역질, 경련 등이 생기며 땀이 나지 않아 뜨거운 마른 피부가 되고 체온이 섭씨 41도 이상 상승하기도 한다. 사망률이 매우 높으며, 혼수상태가 지속되면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탈진(heat exhaustion)은 땀을 많이 흘려 염분과 수분손실이 많을 때 발생하며, 말초혈액 순환의 부전으로 혈관 신경의 조절 기능저하, 심박출량 감소, 피부혈관의 확장, 탈수 등이 주요 원인이다. 주요 증상은 심한 갈증, 피로감, 현기증, 식욕감퇴, 두통, 구토 등이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한다. 환자를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히고 염분과 수분을 보충하여야 한다.
열경련(heat cramps)은 폭염 하에서 심한 육체노동을 함으로써 수의근(隨意筋)에 통증이 있는 경련을 일으킨다. 즉 활동할 때에 자주 사용하는 사지나 복부의 근육에 동통을 수반하는 발작적인 경련을 일으킨다. 땀을 많이 흘린 후 수분만을 보충하는 경우에 염분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휴식이 좋은 치료법이며,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히고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하거나 먹인다. 경련이 일어난 근육은 마사지로 풀어준다.
열실신(heat syncope)은 폭염 속에서 피부의 혈관확장으로 인해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저류되고 저혈압, 뇌의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며 피로감을 느낀다. 심한 육체노동을 한 후 2시간 이내에 나타날 수 있다.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액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건강피해 예방 3대 수칙은 (1)물을 자주 마신다. (2)시원하게 지낸다. (3)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한다 등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15-20분 간격으로 물, 스포츠음료나 과일 주스를 마시도록 한다.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섭씨 26도)으로 유지하며,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는다. 오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한다. 갑자기 날씨가 더워질 경우에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한다.
온열질환자는 정오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발생률이 높다. 폭염 특보 시 아래 사항은 지켜야 한다. △현기증, 구역감 등을 느끼면 즉시 서늘한 곳에서 쉰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오전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 및 작업은 피한다. △어둡고 달라붙는 옷은 입지 않는다. △뜨겁고 소화하기 힘든 음식은 피한다.
폭염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 열사병 등 직접적인 열(熱)관련 질환을 유발하고 이는 급속하게 다기관 부전 등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또한 열관련 질환의 직접적인 발병 외에도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 질환 등을 악화시켜서 의료기관의 이용 증가와 사망 등을 유발한다. 즉 폭염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초과사망자(超過死亡者)가 급증할 수 있다.
초과사망(excess death)이란 특이적인 원인이 작용하여 통상 일어난다고 기대하는 사망을 훨씬 넘어서 사망이 일어났을 경우의 사망을 말한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을 통해 호흡기계 질환이나 심장질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위에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심혈관 질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년 남성에게 갑작스런 무더위는 몸의 상태를 더 악화시켜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요인이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고혈압, 심장질환, 신장병, 내분비질환, 소화관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여름철 폭염 시 옥외작업을 금지한다. 또한 수면부족, 영양부족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